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현행 투자이민(EB-5) 제도를 없애고, 500만달러를 내면 영주권을 주고 추후 시민권 취득까지 허용하는 새로운 프로그램인 ‘골드카드’(Gold Card)’ 정책 시행을 지난 25일 전격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500만달러에 ‘골드카드 영주권’을 판매할 것이라며 약 2주 정도면 새 프로그램을 시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카드는 영주권(그린카드)과 유사하지만, 더욱 높은 수준의 특혜를 제공하며 시민권 취득 경로가 포함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부유한 사람들이 이 카드를 구매해 미국에 들어오게 될 것이다. 그들은 성공한 사람들이고, 많은 돈을 쓰고, 많은 세금을 납부하며,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며 수백만장의 골드카드를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와 관련, 하워드 러트닉 연방 상무부 장관은 현재 운영 중인 EB-5 투자이민 프로그램을 폐지하고 이를 ‘골드카드’로 대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러트닉 상무장관은 골드카드 100만장을 판매하면 5조달러, 1,000만장을 판매하년 50조달러 어치라며 이는 연방정부 부채 35조달러를 갚고도 충분히 남는 금액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트럼프의 이번 발표에 대해 언론과 경제학자들은 “EB-5를 통한 지역이나 사업체에 대한 투자는 일자리 창출 등 경제적 효과가 있었지만 연방정부가 돈을 가져가게 되면서 정부가 사실상 ‘영주권 장사’까지 한다”고 비판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500만달러는 달러 당 1,400원대 단순 환율로 계산해도 한국돈 72억원에 달하는 거금이다. EB-5 비자는 투자 금액이 지역에 따라 90만달러 내지 180만달러 수준이지만 500만달러는 재정부담이 훨씬 높다.

EB-5 투자이민은 그동안 많은 한국인들도 이용해온 만큼 이의 폐지는 한인사회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 뻔하다. 따라서 EB-5 비자를 고려하고 있는 많은 한국인 중 상당수는 500만달러가 없어 미국 입국과 영주권 취득의 주요 통로가 막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