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물협정’ 서명…美경제이익-우크라 안전보장 ‘균형점’ 찾을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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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인 시절인 작년 12월 파리서 젤렌스키(우)와 만난 트럼프 미국 대통령(좌)[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8일 오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우크라이나전쟁 종전 및 양국간 경제협력 문제에 대해 담판을 벌인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시작한 우크라이나전쟁 종전외교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중요한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백악관에서 열린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의 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회담이 28일 오전 11시(한국시간 3월1일 오전 1시)에 열린다면서 "우리는 매우 좋은 회담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회담은 트럼프 집권 2기 출범 이후 두 정상 간의 첫 대면 회동이다.
지난 19일 젤렌스키 대통령을 "독재자"로 칭해 큰 파장을 일으켰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취재진의 관련 질문에 "내가 그렇게 말했던가? 내가 그렇게 말했다는 것을 못 믿겠다"는 등 말을 뒤집으며 회담을 위한 긍정적인 분위기를 만들려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번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2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한 것을 시작으로 착수한 종전 외교에서 반(反)러시아 진영 내 1차 의견수렴을 마무리하는 의미를 갖는다.
트럼프 행정부는 종전협상 시작과 동시에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불가와, 러시아가 2014년 이래 강탈한 우크라이나 영토에 대한 '전면적 원상회복' 불가를 사실상 선언하고, 우크라이나와 유럽을 제외한 채 러시아와의 고위급대화(18일 사우디아라비아)에 먼저 나섬으로써 우크라이나와 유럽의 반발을 산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프랑스, 영국에 이은 우크라이나 정상과의 회담은 우크라이나와 유럽의 '패싱' 우려를 완화하고, 푸틴 대통령과 '밀고 당기기'를 할 종전 협상안의 얼개를 만드는 외교무대인 셈이다.
이번 주 유럽 주요국의 정상을 잇달아 만났던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 시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추가 침략에 대한 '안전판'이 종전 합의에 반드시 반영되어야 한다는 유럽의 입장을 확인했다.
거기에 더해 영국과 프랑스를 비롯해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평화유지군을 파견하는 방안에 대해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의 당사국 정상인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협의를 거쳐 반러시아 진영의 '마지노선'과 '레드라인'을 확인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정상회담 계기에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서명할 이른바 '광물협정'에 안보·경제와 관련한 양국 간 이익의 균형점이 반영됐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스콧 베센트 재무부 장관은 27일 언론 인터뷰에서 협정을 '경제 프레임워크 협정'(economic framework agreement)으로 칭하며, "전략 광물, 석유 및 가스, 인프라 자산을 대상으로 한다"고 밝힌 뒤 이미 우크라이나 정부가 협정 내용을 승인했다고 소개했다.
협정은 우크라이나의 희토류 등 광물 자원을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공동 개발한 뒤 양국 공동 기금에 재투자한다는 내용을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안전보장과 관련해서는 "지속적인 평화를 구축하기 위해 필요한 안보 보장을 얻기 위한 우크라이나의 노력을 (미국이) 지지한다"는 문구가 들어갈 것으로 외신들은 보도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전 보장은 미국이 아닌 유럽이 할 몫이며, 미국 근로자 등이 광물 공동 개발을 위해 우크라이나에 들어가면 그것 자체가 안전보장 장치가 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이 투영될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협정이 일정한 구속력과 구체성을 담을지 여부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종전 지원의 대가를 받길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으로부터 구체적인 안전보장을 받길 바라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완전한 의견일치를 보기는 어렵다는 예상이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양측이 모호한 문구로 일단 이견을 봉합한 채 후속 협상으로 가는 동력을 유지하려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안고 돌아갈 합의가 우크라이나 국민 다수의 동의를 얻을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정상 간에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여론으로부터 '자원을 내주고, 실질적 안보 약속은 받지 못했다'는 반발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어깨를 무겁게 누를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