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가상화폐 ‘찬바람’ … 이달 시총 8,700억달러 증발

2025-02-28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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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정책 기대감 퇴색
▶ 거래소 해킹 등 악재까지

▶ 역대최고 대비 25% 빠져
▶ “중·장기적 투자” 지적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 이후 랠리를 펼쳤던 글로벌 가상화폐 시장이 빠르게 얼어붙으면서, 이번 달 들어서만 시가총액 수천억달러가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가상화폐 가격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달 1일 3조6,200억달러였던 전체 가상화폐 시총 규모는 최근 코인 가격 급락 여파 속에 이날 한때 2조7,500억달러로 떨어졌다.

이달 들어서만 고점 당시 시총의 24%가량인 8,700억달러가 줄어든 것이다.


최근 30일간 가상화폐 시총 변화를 보면 스테이블 코인이 2,129억달러로 2.96% 늘어난 반면 비트코인은 16.05% 줄어들어 1조6,900억달러 수준에 그쳤다.

2위 이더리움 시총은 25.28% 줄어든 2,851억달러였고 기타 알트코인들의 시총 합계는 29.11% 감소한 6,189억달러 정도다.

특히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8만5,000달러선 아래까지 떨어지며 가격 하방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 26일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전일 대비 4.59% 떨어진 8만4,657달러에 거래됐다. 지난 24일 9만달러선이 무너진 데 이어 이날에는 8만5,000달러선 아래까지 하락했다. 이날 가격은 한때 8만2,000달러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지난 1월 기록했던 역대 최고가 10만9,300달러 대비 낙폭은 약 25%로 확대했고, 상승률이 50% 이상이었던 ‘트럼프 효과’는 20%로 쪼그라들었다.

블룸버그 통신은 “동맹국과 지정학적 경쟁국에 대한 트럼프의 전투적인 입장이 투자자들의 신뢰를 흔들고, 인플레이션 상승 우려는 여전하다”고 분석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가상화폐 시장은 친가상화폐 기조를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속에 랠리를 이어갔다. 가상화폐 규제를 주도했던 게리 겐슬러 연방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교체 등 일부 긍정적인 발표가 있었지만, 가상화폐 관련 행정명령에 비트코인의 전략적 자산 비축에 관한 내용이 명시되지 않으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변했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 부부 이름을 딴 밈 코인까지 나오면서 시장 신뢰가 흔들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소개했던 밈 코인 가격이 급등락하면서 사기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지난주 바이비트 거래소에서 발생한 15억달러 규모 이더리움 해킹은 투자 심리를 급격히 얼어붙게 했다. 미국의 관세정책과 인플레이션 우려 등 경제 상황도 가상화폐 투자에 유리하지 않다는 평가다.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지난 25일 미국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서는 지난해 1월 상품 출시 후 최대 규모인 10억달러 이상이 빠져나갔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애널리스트 제프 켄드릭은 미 대선 이후 이들 ETF의 비트코인 평균 매수 가격이 9만7,000달러 수준인 만큼 해당 상품 투자자들의 손실이 13억달러 수준이라고 추산했다.

일각에서는 가격이 미 대선 직전인 7만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세계 최대 가상화폐 옵션 거래소 더빗에 따르면 오늘(28일) 만기가 돌아오는 옵션 중 7만달러에 베팅하는 계약이 두 번째로 많았다. 이는 가격 하락으로 투자자들이 7만달러까지 떨어질 것에 대비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또 28일에는 총 49억달러 규모의 옵션 계약들이 만료될 예정이어서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상화폐 투자도 다른 투자와 마찬가지로 중장기적으로 봐야한다”며 “트럼프 2기 행정부 초기의 관세 정책 등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가라앉으면 투자자 심리가 다시 안정을 되찾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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