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지 매체 “22일 트럼프 만나러 미국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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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로이터]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차분하고 건설적인 협력을 유지하라고 조언했다"고 밝혔다.
두다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해 최근 폴란드와 우크라이나를 잇달아 방문한 키스 켈로그 미국 종전특사와 면담 등을 주제로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며 이같이 전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서 유혈사태를 멈추고 지속적 평화를 얻으려면 미국의 지원 이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굳게 믿는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의 안정과 평화에 대한 깊은 책임감으로 행동한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덧붙였다.
'유혈사태'(bloodshed)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가리킬 때 '침공' 대신 쓰는 표현이다.
두다 대통령은 오는 22일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계획이라고 폴란드 PAP통신이 익명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PAP는 두 사람이 백악관 또는 워싱턴 인근에서 열리는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행사에서 만날 예정이며 세부 사항을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4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27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
이미지 확대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2020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2020년)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유럽 대부분 국가 정상은 우크라이나와 유럽을 배제한 미국과 러시아의 종전협상에 분개하고 있다. 민족주의 우파 성향인 두다 대통령은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와 함께 몇 안 되는 유럽의 친트럼프 지도자로 꼽힌다.
2015년부터 11년째 재임 중인 두다 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 1기 때인 2020년 미국으로부터 독일에 주둔하던 미군 일부를 폴란드에 재배치한다는 약속을 받은 뒤 자국 미군기지를 '트럼프 요새'로 명명하겠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친분을 앞세워 미국이 폴란드에 주둔 중인 미군을 철수하지 않도록 애쓰고 있다.
한편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해 우크라이나가 종전협상에 참여해야 하며 유럽 안보 문제는 유럽이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독일 정부 대변인이 전했다.
숄츠 총리는 다른 유럽 정상들처럼 우크라이나를 배제한 종전협상은 있을 수 없다면서도 영국과 프랑스가 주도하는 평화유지군 파병 논의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 17일 마크롱 대통령이 소집한 유럽 정상 비공식 회의에 참석한 뒤 파병 문제에 대해 "우리는 아직 평화가 아니라 러시아가 벌인 잔혹한 전쟁의 한가운데 있다"며 "잘못된 시점에 잘못된 주제에 대한 부적절한 논쟁"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