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7대 미 대통령 취임
▶ 이민·관세장벽 ‘위대한 미국’ 재건 첫날 행정명령 100건 발동 예고 ‘행정명령 1호’ 불법이민자 추방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식 하루 전날인 19일 워싱턴 근교 알링턴 국립묘지를 방문해 헌화하고 있다. [로이터]
더 강력한 ‘미국 우선주의’를 예고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공식적인 귀환을 알린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1893년 이후 132년 만의 징검다리 집권과 78세 7개월로 미국 최고령 대통령 등 역사에 온갖 기록을 세우면서 제47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한다.
트럼프 당선인 개인으로서는 한 차례 패배를 딛고 다시 일어선 셈이지만 강력한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내세운 새 정부의 출범에 미국내는 물론 세계 정치와 경제는 트럼프 1기 때보다 더한 격랑 속으로 휘말리게 될 전망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정오 워싱턴 연방의회 의사당 중앙홀에서 취임 선서를 한 뒤 집권 2기 국정운영의 청사진을 제시하게 된다. 그의 대선 슬로건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Make America Great Again)를 기조로 이민, 경제, 외교, 사회 등 각 분야의 국정 운영 구상이 총망라될 것으로 보인다.
위대한 미국’ 재건의 핵심 수단은 노동자와 상품의 미국 유입을 막는 장벽이다. 자신감이 가득한 만큼 ‘재선 대통령’ 트럼프의 행보는 거침없을 것으로 보인다. 취임 첫날 그가 발표할 행정명령은 100건에 달하리라는 게 AP통신 등의 전망이다.
1호로 유력한 것은 불법 이민 차단·추방 조치다. 비자 등 서류를 갖추지 못한 외국인이 남부 국경을 통해 미국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전면 차단하고, 동시에 미국내 불법 체류자를 추방하는 데 필요한 명령이 예고돼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대규모 추방 작전은 대통령 취임식 다음 날인 21일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시작된다. 범죄 경력이 있는데도 불법 체류 중인 이민자가 주요 타깃이나, 검거 작전 현장에서 다른 불법 체류자를 발견하면 그들 역시 범죄 이력 유무에 상관없이 체포하겠다는 게 트럼프 2기 행정부 방침이다.
시카고는 ‘본보기’라고 WSJ는 해석했다. 연방 당국 단속 협조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는 ‘피난처 도시’의 대표 격인 데다, 트럼프의 정적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기도 하다.
관세 관련 조치도 첫날 행정명령 후보다. 관세는 트럼프의 대외 정책상 다목적 무기로 활용될 공산이 크다. 감세에 따른 세수 부족분이 관세로 충당될 수 있고, 외교 협상 때 상대의 양보를 유도할 지렛대로도 관세가 유용하리라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이외에 환경 보호 목적 화석 에너지원 개발 규제의 철회, 가상화폐 규제 완화 등도 트럼프가 실행을 서둘러 온 의제다.
트럼프의 ‘거래주의’ 대상에는 피아가 따로 없다. 이익을 챙길 수 있다면 그린란드 같은 동맹국(덴마크) 영토에 눈독을 들이는 일도 불사하는 인물이 트럼프다. 미국 본토로 날아올 수 있는 핵미사일의 포기와 핵 보유 인정의 교환이 북한과의 협상 대상이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외교·안보 최고위직에 대 중국 강경파를 기용하고 60% 고율 관세를 매기겠다고 공언했지만, 18일 WSJ에 따르면 취임 100일 내에 베이징을 찾아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고 싶다는 유화 제스처를 보내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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