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부 국경에 비상사태 선포… ‘소수자·다양성 포용 정책’ 폐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로이터]
20일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 이민 단속을 국정의 우선순위 중 하나로 천명하면서 남부 국경에 비상사태를 선포, 새 임기 동안 이 문제에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또 취임사에서 "미국 정부의 공식 정책에는 남성과 여성이라는 두 가지 성별만 존재한다"고 선언하는 등 기존 민주당 정부의 사회적 다양성·포용 정책을 완전히 폐기했다는 방침을 밝혔다.
◇ "불법 입국 중단…범죄자들 돌려보낼 것"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취임사에서 "우리의 남쪽 국경에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할 것"이라며 "모든 불법 입국은 즉시 중단될 것이며, 우리는 수백만 명의 범죄자 외국인들을 그들이 왔던 곳으로 돌려보내는 절차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불법 이민자들을) 잡은 뒤 풀어주는 관행을 끝내고, 군대를 남쪽 국경에 보내 우리나라에 대한 재앙적인 침략을 물리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선거운동 기간에 공약으로 앞세운 불법 이민 단속 정책을 즉각 실행에 옮기겠다는 것이다.
국경을 넘어오는 불법 이민자들 가운데는 어린이나 범죄 기록이 없는 이들도 존재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 이민자들을 싸잡아 "수백만 명의 범죄자 외국인들"로 지칭하며 물리쳐야 할 '악'으로 규정해왔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 취임에 맞춰 새로 개편된 백악관 홈페이지에는 우선 추진 과제 중 하나로 불법 이민 단속을 포함한 '국경 안전 강화' 문제가 꼽혔다.
백악관은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국경을 안전하게 하고 미국 공동체를 보호하기 위해 과감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불법 이민자에 대한) 체포 후 석방 정책을 폐지하고, 장벽을 건설하며, 불법으로 국경을 넘는 이들에 대한 망명 허용 정책을 중단할 것"이라면서 "주 방위군을 포함한 군대가 국경에 배치돼 기존의 법 집행 요원들을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은 미국의 남부 국경 보안에만 초점을 맞췄으며, 미국 내에 이미 들어와 체류 중인 불법 이민자 문제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미 CNN 방송에 따르면 이와 관련해 백악관의 한 신임 관료는 "우리는 남부 국경에 군대를 둘 것이지만, 미국 정부의 다른 부서들도 전국적으로 활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 "소수자 포용 등 진보적 사회정책 완전 폐기"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의 민주당 정부에서 시행된 소수자·다양성 포용 정책과 진보적인 가치를 모두 배척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취임사에서 "우리는 도시의 법과 질서를 회복할 것"이라며 "이번 주에 나는 또한 공적·사적인 생활의 모든 측면에서 인종과 성별을 사회적으로 조작하려 시도하는 정부 정책을 종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부터 미국의 공식적인 정책에는 오직 2개의 성별, 남성과 여성만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민주당과 진보 진영이 앞세우는 인종·성 소수자 존중, 다양성 포용·확대 정책 'DEI'(Diversity, Equity and Inclusion)를 완전히 폐기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지지층이자, 그간 이런 진보 정책에 반발해온 보수 진영의 가치를 반영한 조처다.
백악관은 홈페이지에 이런 기조를 '미국적 가치 되돌리기'로 표현하면서 "대통령은 남성과 여성을 생물학적 현실로 확립하고, 급진적인 성 이데올로기로부터 여성들을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대통령은 쓸모없고 과도한 보수를 받는 'DEI' 활동가들이 연방 정부에 침투하는 것을 막기 위해 필수 분야를 제외한 관료 채용을 동결할 것"이라며 "바이든이 발표한 뒤 아직 효력이 시작되지 않은 부담스럽고 급진적인 규정들을 중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