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리토 대법관 “선고 연기 얘기 안 했다…인사추천 한 것”
▶ “현직 대법관, 대통령·당선인과 직접대화 부적절” 지적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본인의 형사사건 선고를 연기시켜 달라며 연방대법원에 긴급 개입을 요청하는 와중에 보수 성향 대법관과 전화로 직접 얘기를 나눈 사실이 드러났다고 ABC 방송이 8일 보도했다.
새뮤얼 얼리토 연방대법관은 이날 ABC 뉴스에 통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선고 연기에 관한 대화는 하지 않았으며 인사 추천 얘기만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 밑에서 재판연구원으로 일했던 윌리엄 리바이가 행정부 직위를 맡기 위한 자격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으로부터 전화가 올 테니 받아 달라고 요청했다"며 통화 사실을 확인했다.
얼리토는 그렇게 하기로 동의하고 7일 오후에 트럼프로부터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
ABC 뉴스는 이 통화가 트럼프가 본인 형사사건의 선고를 연기시켜 달라며 연방대법원에 긴급 개입을 요청하기 불과 몇 시간 전에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입막음 돈 사건'으로 불리는 이 사건은 트럼프가 성관계를 맺었다는 포르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의 입을 막기 위해 회삿돈을 유용했다는 내용이다
이 사건에 대해 뉴욕주 법원 배심원단은 작년 5월에 트럼프가 유죄라고 평결했으나, 재판부의 선고가 계속 미뤄져 이달 10일로 선고 기일이 잡혔다.
연방대법원은 선고 예정일 전날인 9일 오전 10시까지 뉴욕주 검찰에 이번 긴급 개입 요청에 대한 답변을 제출하도록 요구해놓은 상태다.
현직 연방대법관이 본인 밑에서 재판연구원으로 일했던 법조인을 도와주기 위해 추천서를 써 주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일은 드물지 않다.
하지만 현직 대법관이 현직 대통령이나 대통령 당선인과 이런 대화를 직접 나누는 일은 드물며, 특히나 대법원에 관련 사건이 걸려 있을 때는 더욱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방대법원에 계류 중인 트럼프 관련 사건은 이번 긴급 개입 요청 사건 말고도 또 있다.
트럼프는 비디오 앱 '틱톡'을 미국 내 영업금지 대상으로 삼은 법률의 시행을 정지시켜 달라고 요청하는 의견서를 작년 말에 연방대법원에 제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