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반환요구 ‘엄포’
▶ 중남미서 중국견제 포석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21일 파나마 정부를 향해 파나마운하의 소유권 반환을 요구할 수 있다며 ‘엄포’를 놓았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파나마운하는 미국 경제와 국가안보에 핵심적 역할을 하기 때문에 미국에 중요한 국가 자산으로 여겨진다”고 썼다. 이어 트럼프 당선인은 파나마가 미국 해군과 기업 등에 과도한 운하 통행료를 부과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 완전한 갈취는 즉시 끝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파나마운하는 다른 나라의 이익을 위해 제공된 것이 아니라 단지 우리와 파나마 간 협력의 징표로 주어진 것”이라며 “결코 나쁜 이들의 손에 떨어지도록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또한 트럼프 당선인은 “이 관대한 나눔의 제스처가 가진 도덕적, 법적 원칙들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반드시 파나마운하를 전면적으로 반환하라고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평양과 대서양을 잇는 길이 82㎞의 파나마운하는 미국 주도로 1914년 완공됐으며, 파나마로의 소유권 이전은 1999년 이뤄졌다.
트럼프 당선인의 갑작스러운 경고는 통행료 인하를 도모하려는 포석과 함께, 중남미 지역에서 인프라와 관련한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포석의 의미도 있어 보인다.
다만 파나마 운하가 반환될 가능성은 현재로서 희박하다.
월스트릿저널(WSJ)은 “1989년 독재자 마누엘 노리에가를 무너뜨리기 위해 단행했던 (파나마) 침공과 같은 것이 아니라면 미국 정부에겐 1세기 전 지은 운하의 통제권을 회복할 능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파나마 측도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은 22일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대국민 화상연설에서 “파나마 운하와 그 인접 지역은 파나마 국민의 독점적 재산”이라며 “단 1㎡도 양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