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매장앞 줄서는 ‘오픈런’거의 찾아보기 힘들어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의 모습이 완전 바뀌었다. 온라인 매출은 역대 최대 규모로 늘어나고 가계 문을 열자마자 할인 품목을 사려는 ‘오프런’은 거의 찾아보기도 힘들었다.
올해 블랙프라이데이에도 온라인 매출이 108억달러를 기록하면서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1일 온라인 시장 조사업체인 어도비 애널리틱스는 블랙프라이데이인 지난달 29일 미 소비자들의 ‘온라인’ 지출이 108억달러로 전년대비 10.2%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로, 2017년(50억달러)과 비교하면 두 배가 넘는 금액이다.
블랙프라이데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 사이엔 분당 평균 지출액이 무려 1,130만달러에 달했으며, 온라인 매출의 절반 이상인 약 55%가 PC가 아닌 모바일로 이뤄졌다.
온라인 쇼핑만으로 100억달러 이상의 매출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미 소비자들이 온라인 쇼핑에 익숙해진 데다, 인공지능(AI) 챗봇 활용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AI 챗봇의 소매 사이트 트래픽은 지난해 블랙프라이데이와 비교해 1,800% 폭증했다.
어도비 디지털인사이트의 비벡 판디야 분석가는 “온라인 구매 100억달러 돌파는 큰 이정표”라며 “AI 챗봇이 온라인 쇼핑에 널리 적용돼 스마트폰을 이용해 쇼핑하는 일이 갈수록 간편해지고 있는 것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블랙프라이데이에 온라인 성장세는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할인 상품 구매를 위해 새벽부터 매장 앞에 줄을 서는 ‘오픈런’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 또한 블랙프라이데이 다음 월요일인 사이버먼데이에도 비슷한 양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어도비는 사이버먼데이에 미 소비자들이 132억달러를 지출할 것으로 추산했다. 전년대비 6.1% 증가한 수치로 이 역시 역대 최대 규모다.
역사적으로 블랙프라이데이 최대 매출원으로 꼽히는 장난감 부문의 온라인 매출이 1년 전보다 622% 급증했다. 다음으론 보석(561%), 가전제품(476%), 의류(374%), 전자제품(334%) 등이 뒤를 이었다.
마스터카드 역시 블랙프라이데이의 지출이 전년대비 3.4% 증가했다면서, 온라인 매출은 1년 전보다 14.6% 급증한 반면 매장 매출은 0.7% 증가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쇼피파이도 블랙프라이데이 매출이 전 세계적으로 50억달러에 달해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고 보고했다. 미 쇼핑객의 평균 장바구니 가격은 약 157달러로 집계됐다.
일각에선 공급과잉에 따른 할인폭 확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폭탄 예고 등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년부터 중국산 수입품의 가격이 치솟을 것을 우려해 올해가 가장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보는 소비자들이 늘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CNN은 ▲주요 가전제품 ▲노트북·태블릿 ▲비디오 게임 콘솔 ▲스마트폰 ▲전기 자전거 등이 관세 영향을 크게 받을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아울러 아마존, 애플, 메이시스 백화점, 월마트, 웨이페어, 타깃 등 주요 소매 업체들 상당수가 할인 행사를 지속하고 있는데 이는 공급 과잉과 무관하지 않다는 진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