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라틴계 남성’에서 첫 승리
▶ ‘낙태 대부분 합법’ 이라고 보는 유권자 절반이 트럼프 지지
[참조]
2024 대통령 선거전 내내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요하게 파고든 의제는 경제와 불법 이민이었다. 자신의 핵심 지지층인 ‘저학력 백인 남성’들을 다시 결집하고, 4년간 민주당 조 바이든 행정부에 실망한 유색인종 유권자를 포섭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부추긴 민주주의와 임신중지(낙태)권 박탈의 공포는 이들에 대항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규모의 고학력자와 여성을 움직이지 못한 셈이 됐다.
◈불만 자극
5일 NBC·ABC·CBS·CNN 등 4개 미국 방송 의뢰로 미 선거분석업체 에디슨리서치가 실시한 미 대선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유권자의 4분의 3이 “지금 나라가 돌아가는 상황”에 대해 비관적인 인식을 갖고 있었다. ‘불만족’이 43%였고, ‘화난다’고 대답한 사람도 29%나 됐다.
특히 경제 관련 불만이 컸다. 4년 전보다 본인의 경제 상황이 나빠졌다는 응답이 45%에 달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당시 42%보다 더 부정적인 수치였다.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이 끌어올린 물가는 바이든 행정부 4년간의 다른 성과를 잠식했다.
◈ 트럼프, 라틴계 남성 유권자 투표에서 첫 승리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색인종 유권자 그룹 가운데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라틴계 남성 유권자 그룹에서 이번에 처음으로 민주당 후보를 앞섰다.
CNN이 선거 당일 및 사전투표 등에서 진행한 출구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54%)은 라틴계 남성 유권자 그룹에서 해리스 부통령(44%)보다 10%포인트 더 높은 지지를 받았다.
라틴계 남성 유권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출마했던 2016년과 2020년 모두 민주당 후보를 더 많이 지지했다. 2016년에는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이 31%포인트, 2020년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23%포인트 우위에 있었는데 이번에는 라틴계 남성들의 지지 정당 후보가 뒤바뀐 것이다.
◈젊은층에서 트럼프 지지세 강화
세대별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젊은 층에서 지지세가 늘어난 것이 확인됐다. 18~44세 유권자에서 여전히 민주당 후보인 해리스 부통령이 우위를 차지했으나 격차는 이전보다 줄었다.
18~29세 유권자 그룹의 경우 민주당 후보가 2016년에는 19%포인트, 2020년은 24%포인트 더 높게 지지를 받았으나 이번에 해리스 부통령의 우위 규모는 13%포인트에 그쳤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 처음 대통령 선거를 한 유권자 그룹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9%포인트 우위를 기록했다. 2020년의 경우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32%포인트 이겼으나 이번에 이 유권자 그룹은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 움직인 것이다.
지역별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시골(2016년 27%포인트 우위 → 2024년 27%포인트 우위)과 교외 지역(2016년 4%포인트 우위 → 2024년 2%포인트 우위)에서 이전과 같은 수준의 지지를 다시 회복했다.
◈예상외로 위력이 없었던 낙태 이슈
성별로 보면 해리스 부통령은 여성 유권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10%포인트 더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이는 2016년(+13%포인트)이나 2020년(+15%포인트)보다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낙태 이슈를 놓고 보면 해리스 부통령은 ‘모든 경우에 낙태가 합법’이라고 답한 유권자 그룹에서는 78%포인트 우위를 기록했지만, ‘대부분의 경우에 낙태가 합법’이라고 밝힌 유권자에서는 4%포인트만 앞섰다.
이는 ‘낙태가 대부분의 경우에 합법’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유권자들의 절반가량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