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기지 이자율·인플레에 판매 전략 바뀌어
▶ ‘싸게 판 것·부족한 협상’ 등 후회 사례 늘어
주택 시장 둔화로 셀러들의 판매 전략도 바뀌어야 할 시기다. 셀러스 마켓 전략을 고수한 셀러 중 주택 판매에 따른 후회가 늘고 있다. [로이터]
주택 시장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현재까지 셀러스 마켓이다. 셀러스 마켓은 시장에 나온 주택 매물보다 집을 사려는 사람이 훨씬 많아 셀러가 집을 팔기에 유리한 시장 조건 갖춰진 상황이다. 그런데 최근 모기지 이자율이 오르고 인플레이션이 급등하면서 주택 시장에 조금씩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주택 거래가 예전만 못하면서 이전과 같은 초강력 셀러스 마켓에서 바이어에게 유리한 시장 조건도 조금씩 형성되고 있다. 여전히 많은 지역이 셀러스 마켓 영향권이지만 일부 지역은 상황이 변하고 있기 때문에 전과 다른 판매 전략이 필요하다. 온라인 재정정보 업체 고우뱅킹레잇닷컴이 셀러가 집을 팔고‘아차’하며 깨닫는 후회 사례를 알아봤다.
◇ 정확한 시세 좀 알아볼걸
부동산 정보 업체 클레버 리얼에스테이트가 작년과 올해 집을 판 셀러 65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절반에 가까운 약 44%가 적절한 시세 산정 작업을 거치지 않았던 것을 후회했다. 이 같은 답변은 에이전트 없이 집을 판 이른바 ‘FSBO’(For Sale By Owner) 셀러 중 많았고 리스팅 에이전트와 계약을 맺은 셀러 중에도 시세 확인을 하지 않는 실수가 있었다.
모기지 대출을 받는 바이어의 경우 대출 승인 절차상 반드시 외부 업체를 통한 시세 감정 평가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셀러도 집을 내놓기 전 적절한 리스팅 가격 산정을 위해 시세 확인 작업을 거치는 것이 권유된다. 시세 확인 없이 집을 내놓으면 너무 낮은 가격에 집을 팔거나 반대로 높은 가격 때문에 집이 안 팔리는 경우가 발생한다.
◇ 너무 싸게 팔았나 봐
셀러스 마켓에서 바이어스 마켓으로 변환하는 시기에는 리스팅 에이전트를 통해 집을 파는 것이 여러모로 후회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바이어의 협상력이 높아지기 때문에 제값을 받지 못하거나 여러 불리한 조건을 집을 파는 셀러가 늘고 이에 따른 후회가 나올 수밖에 없다. 집을 파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판매 수익인데 작년 셀러 중 제값을 받지 못한 것을 후회한 셀러가 많았다.
리스팅 에이전트를 고용한 셀러 중에서도 약 4분의 1이 매매 가격이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했고 약 21%의 셀러는 리스팅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집을 판 것이 아쉽다는 후회를 내놓았다. 또 약 28%의 셀러는 매매 가격을 포함, 여러 매매 조건이 바이어 측에 유리하게 진행된 것에 아쉬움을 보였다. FSBO 셀러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FSBO 셀러 중 약 21%가 리스팅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집을 팔았고, 약 24% 바이어에게 유리한 거래였다고 답했다.
◇ ‘밀당’ 더 했어야 했는데
주택 매매 절차는 매매 조건 합의를 위한 이른바, ‘네고’의 연속이다. 치열한 네고를 통해 각자에게 유리한 조건을 끌어 내야 매매 계약이 성사되고 결국 거래도 마무리된다. 일반적으로 주택 매매 경험이 적은 FSBO 셀러이 협상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리스팅 에이전트를 통해 집을 판 경우도 에이전트의 협상력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았다.
FSBO 셀러 중 약 18%는 집을 파는 과정에서 협상력에 한계를 느끼고 주택 매매가 완료된 뒤에야 조금 더 강하게 밀어붙어야 했다고 후회했다. 리스팅 에이전트를 고용한 셀러 중에서도 무려 3분의 1은 에이전트가 셀러에게 유리한 조건이 성사되도록 협상력을 발휘했어야 했다고 협상 노력이 부족했던 것에 대해 불만을 표했다.
적절한 리모델링과 수리는 주택 가치 상승 효과가 있다. 작년 집을 판 셀러 중 수리 없이 집을 내놓은 것에 대한 후회가 많았다. [로이터]
◇ 너무 많이 양보한 것 같아
셀러스 마켓이 바이어스 마켓으로 전환되는 시기에 나타나는 가장 큰 특징이 바로 ‘셀러 양보 조건’(Concession)이 증가하는 현상이다. 바이어 측 클로징 비용을 일부 부담하거나 모기지 이자율을 낮추기 위한 ‘바이다운’ 비용 부담 등이 대표적이고 에스크로 기간 연장, 수리비 제공 등으로 다양하다. 이 모든 양보 조건은 결국 셀러 측 비용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주택 판매 수익을 낮추는 요인이다.
주택 시장 상황이 서서히 변하면서 바이어에게 너무 많이 양보한 것을 후회하는 셀러도 늘고 있다. FSBO 셀러 중에서는 약 18%가 너무 많은 조건을 양보한 것 같다며 후회했고 리스팅 에이전트를 통해 집을 판 셀러 중 원치 않는 양보 조건을 수락한 것을 후회한 셀러가 28%로 오히려 더 많았다.
◇ 오퍼 몇 개 더 받아볼 걸
FSBO 셀러가 갖추기 힘든 능력이 바로 마케팅 능력이다. 적절한 매물 마케팅 능력과 전략이 있어야 더 많은 바이어에게 노출되고 최대한 많은 오퍼를 받을 수 있다. 오퍼를 많이 받을수록 더 높은 가격과 유리한 조건을 집을 팔 가능성도 커진다.
FSBO의 마케팅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이 이번 조사를 통해 다시 한번 증명됐다. 지난해 집을 판 FSBO 셀러 중 약 24%는 기대만큼의 충분한 오퍼를 받지 못하고 집을 판 것이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비해 리스팅 에이전트를 고용한 셀러 중에서는 약 19%가 오퍼를 더 받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 고쳐서 내놨어야 했는데
집을 내놓기 전 적절한 수리나 리모델링을 실시하면 주택 가치가 상승해 집이 높은 가격에 팔리는 효과가 기대된다. 그러나 집이 빨리 팔리는 셀러스 마켓 시기에는 주택 수리에 적극적인 셀러가 줄기 마련이다. 리스팅 에이전트를 통해 집을 판 셀러 중 약 3분의 1, FSBO 셀러 중에서는 약 21%가 수리나 리모델링 실시 없이 집을 팔아 더 높은 가격에 팔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고 생각했다.
수리나 리모델링이 필요 없는 매물의 경우 ‘홈 스테이징’을 통해 가격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홈 스테이징은 가구 재배치나 인테리어 소품 활용을 통해 매물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작업이다. 에이전트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약 20%의 에이전트가 홈 스테이징을 실시하면 매물 가치가 1%~4%에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고 답했고, 약 48%는 집을 빨리 파는 데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집을 판 셀러 대부분은 홈 스테이징에 대해 몰랐거나 비용 부담 때문에 실시하지 않았던 것으로 후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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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