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든, AI 안보각서 서명…AI 공동 개발 가능한 국가 명단 작성키로
▶ 경쟁력 강화에 필요한 외국 전문인력 유치·반도체 공급망 보호 지시
▶ AI 사용 금지 사례도 명시…”핵무기 사용 결정서 인간 제외하면 안돼”
미국이 지정학적 경쟁과 군사력에 급격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인공지능(AI)을 국가안보에 더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4일 미국이 AI 분야에서 선두 지위를 지키고, AI를 국가안보를 위해 책임 있게 사용하는 데 필요한 지침과 정부 기관별 이행 사항을 담은 AI 국가안보각서에 서명했다.
각서의 목적은 미국이 첨단 AI의 개발과 사용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중국을 비롯한 적대국이 AI를 활용해 미국의 안보에 위해를 가하지 못하도록 하는 데 있다.
행정부 고위당국자는 전날 브리핑에서 "우리가 AI 리더십을 유리하게 활용하고 이 기술을 채택하는 데 실패한다면 중국 같은 경쟁자에게 전략적으로 기습당할(strategic surprise)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각서는 AI를 잠수함, 항공기, 레이더, 원자력 추진력 등 과거에 국가안보 패러다임의 전환을 일으킨 "시대를 정의하는 기술"로 규정하고서 "AI는 국가안보에 중요한 거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국가안보에 AI를 사용하는 데 있어서 3개의 목표를 설정했다.
▲ 미국이 안전하고 보안이 확실하며 신뢰할 수 있는 AI의 개발을 세계에서 이끌어야 하고 ▲ 미국 정부는 국가안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적절한 안전장치를 갖춘 강력한 AI를 사용해야 하며 ▲ 안전한 AI의 개발과 사용을 촉진하는 국제 AI 거버넌스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워싱턴DC 국방대학에서 각서 내용을 소개하면서 AI를 국가안보 용도로 사용하는 데 속도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미국의 경쟁자들보다 더 빨리 AI를 국가안보 활동에 도입해야 한다. 경쟁자들은 집요하게 우리의 군사·정보 역량을 뛰어넘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국가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AI를 더 빨리, 더 포괄적으로 도입하지 않으면 우리는 최고의 AI 모델을 갖고 있으면서도 힘들게 확보한 우위를 낭비하게 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각서는 미국의 기술 우위를 유지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AI 및 반도체 설계와 제조 등 AI 관련 분야 외국 전문 인력을 유치하기 위한 비자 발급 간소화 등을 담았다.
또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정교한 AI 반도체를 계속 개발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미국이 중국의 AI 반도체 확보를 막기 위해 시행한 수출통제 조치를 언급하고서 국가안보각서는 "필수적인 반도체 공급망을 외국의 방해로부터 안전하고 자유롭게 할 것"을 모든 국가안보 기관에 지시한다고 설명했다.
각서는 정보당국 등 관련 기관에 AI 공급망의 취약점을 파악하고 기술 탈취 등 외국 정보 활동의 위협에서 보호하라고 지시했다.
기업이 새로운 첨단 AI 모델을 출시하기 전에 안보 위협은 없는지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 산하 인공지능안전연구소(AISI)의 평가를 받도록 민간 영역과 협력하라는 내용도 담았다.
각서는 AI를 민주주의, 인권, 시민적 자유, 사생활 등의 가치와 부합하는 방식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주문하면서 AI의 부적절 사용 사례를 명시했다.
고위당국자는 브리핑에서 "예를 들어 표현의 자유나 변호인을 선임할 권리를 불법적으로 억제 또는 힘들게 하거나, 대통령이 핵무기의 사용을 개시하거나 종결할 결정을 이행하고 그 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얻는 데 중요한 행동에서 인간을 제외하는 것은 금지된다"고 설명했다.
각서는 동맹과 협력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각서는 엄선된 동맹 및 파트너와 AI 역량을 공동 개발·배치하는데 협력하라고 했으며 이와 관련해 국방부는 150일 내로 AI 공동 개발·배치가 가능한 국가 명단을 작성하고, 가능한 협력 구상을 평가하도록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