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국방 “증거 있고 목적 파악해야”…나토 “韓 브리핑 받은뒤 추가 논의”
▶ NYT “북한군 2천500명 러시아에 파병…우크라이나엔 도착안해”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 [로이터]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23일(현지시간) 북한의 러시아 파병 사실을 인정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방장관은 이날 이탈리아 로마에서 취재진과 만나 "DPRK(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병력이 러시아에 있다는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미국 정부가 공식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그는 북한의 파병 의도를 묻는 말엔 "그들이 정확히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두고 봐야 한다. 이는 우리가 명확히 해야 할(sort out) 문제"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이며 유럽뿐만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그는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 병력의 규모나 향후 합류할 것으로 예상되는 추가 병력에 대해서는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다. 확보했다는 증거 역시 공개하지 않았다.
오스틴 장관의 발언 2시간여 뒤 나토도 "동맹국들이 북한의 러시아군 파병 증거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파라 다클랄라 나토 대변인은 연합뉴스에 보낸 서면 입장문에서 "이 병력이 우크라이나에서 싸우기 위한 목적이라면 이는 러시아의 불법 전쟁에 대한 북한의 지원에 있어 중대한 긴장고조를 의미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전선에서 상당한 손실을 입었다는 또 다른 신호"라며 "우리는 동맹내에서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협의하고 있으며 북대서양이사회(NAC)가 곧 한국(대표단)에 브리핑받고 추가 논의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나토에 따르면 내주초 북한 파병 관련 정보 공유를 위한 한국 측 대표단이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를 방문한다.
전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에게 받은 보고라며 "6천명씩 2개 여단의 북한군 병력이 러시아에서 훈련 중이라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NYT는 미 정부 당국자들이 지금까지 북한군 약 2천500명이 러시아에 파병된 것으로 추정했으며 우크라이나에 도착한 북한군 병력은 없다고 보도했다.
또 정부 당국자들은 얼마나 더 많은 북한군 병력이 합류할지, 북한군이 다른 언어를 쓰는 러시아군과 함께 한 번도 싸워본 적이 없는 영토에서 얼마나 작전을 잘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정부는 오스틴 장관의 발언과 관련해 아직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러시아는 이달 초까지 북한군 파병설을 일축했으나 최근엔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입장으로 바뀌었다.
우크라이나와 우리 정부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기정사실로 했지만 미국과 나토는 그동안 강한 우려를 표하면서도 사실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해왔다.
베단트 파텔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22일 브리핑에서 북한군이 파병됐다는 국가정보원의 발표와 관련, "미국은 특정 정책 영역과 관련해 어떤 것을 보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말하기 전에 자체적인 프로세스와 자체적인 평가를 거쳐야 한다"고 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