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이 내달 5일로 바짝 다가왔지만, 각 지역 선거 당국은 투표소에 배치할 인원을 구하지 못해 발을 구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일 미국에서 투표관리 인력 부족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미선거지원위원회(EAC)에 따르면 미 전국에 설치되는 투표소의 수는 9만 5,000개에 달한다. 또 투표 관리를 위해 약 64만5,000명이 고용된다.
투표소 설치와 투표사무원 및 안내요원 채용과 교육은 지역 선거 당국의 소관이다. 문제는 선거가 약 보름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도 투표사무원과 안내요원을 충원하지 못한 선거 당국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초당파 선거인력 채용 단체인 '파워 더 폴스'에 따르면 경합주인 네바다, 애리조나, 위스콘신 등에서는 여전히 투표소를 설치할 인력과 대선 당일 일할 임시 인력을 물색 중이다. 메릴랜드, 오하이오, 플로리다주에서도 공무원들이 선거인력을 채용 중이다.
선거 당국이 구인난에 시달리게 된 것은 미국내 진영 간 갈등이 격화해 투표에 대한 불신감이 고조된 현상과 밀접하게 관련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2020년 대선에서 부정선거 때문에 패배했다고 주장하면서 선거관리 요원들에 대한 공격 우려가 커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당시 디트로이트에서는 트럼프 지지자 수백명이 부재자 투표 개표 현장에 몰려가 개표 중단을 요구하면서 자원봉사자들을 위협했다.
진보성향 비영리단체인 뉴욕대 법학전문대학원 산하 브레넌정의센터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선거 종사자의 38%가 위협, 괴롭힘, 학대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명 중 7명은 2020년 이후 이러한 위협이 증가했다고 답했으며, 10명 중 4명은 선거 사무소와 투표소에 방탄유리나 비상단추 등 추가적인 보안 조치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연방 법무부는 올해 대선에서도 선거 종사자에게 각종 위협적인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