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야 지도부 금정 동시출격… “지역 일꾼” vs “정권 심판”
(부산=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9일 오전 부산 금정구 윤일현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후보 사무실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4.10.9
10·16 재·보궐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선거전에 불이 붙고 있다.
이번 재보선은 기초단체장(부산 금정구, 인천 강화군, 전남 영광군·곡성군) 4명과 서울시교육감 1명을 뽑는 미니 선거이지만, 총선 이후 민심을 가늠할 수 있는 선거라는 점에서 여야 모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야당이 총선에 이어 재보선에서도 '정권 심판' 슬로건을 내세우면서 선거 결과가 윤석열 정부 국정 운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대로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역시 의외의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 경우 이재명 대표 리더십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
◇ 여야, 부산 동시 출격…"일할 기회 달라" vs "정권 두 번째 심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9일(이하 한국시간) 재보선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부산 금정구를 나란히 찾았다.
부산에서 한 대표는 '지역 일꾼'을, 이 대표는 '정권 심판'을 내세우며 맞붙었다.
한 대표는 김건희 여사 이슈와 의정 갈등 장기화 등에 따른 여론 악화를 의식한 듯 구청장 선거가 중앙 정치와 별개라는 점을 부각하는 데 집중했다.
한 대표는 윤일현 금정구청장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이번 선거는 금정을 위해 누가 일할 수 있는지 정하는 단순한 선거"라며 "중앙의 정쟁이나 정치싸움이 개입될 여지가 있는 선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침례병원 공공화, 재개발·재건축 등 지역 현안도 거론하며 "금정을 위해 일할 기회를 달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지역을 위한 일꾼 뽑는 선거고 우리는 준비돼있다"며 재차 '지역 일꾼론'을 띄웠다.
이 대표는 금정구의 한 대형마트 앞에서 시민들과 만나 김경지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이 대표는 유세에서 "(총선에 이어) 이번 정권에 대한 두 번째 심판의 기회"라며 정권심판론을 부각했다.
이어 "이 나라가 퇴행해 피땀 흘려 쌓아온 민주주의, 한반도 평화가 망하는 길을 가게 할 것인지, 최소한 이를 멈추고 앞으로 나아가게 할 것인지가 여러분의 투표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금정구가 전통적으로 야당에 열세 지역이라는 점을 의식한 듯 "똑같은 사람을 자꾸 쓰면 주권자한테 충실하지 않다"며 "이번에는 바꿔서 일단 써보시라"고 말하기도 했다.
오는 11~12일 사전투표가 진행되는 가운데 본투표까지 각 당 지도부가 부산 유세에 당력을 집중할 전망이다.
(부산=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9일 오후 부산 금정구 온천천에서 김경지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후보와 함께 유세를 펼치고 있다. 2024.10.9
◇ 강화 與 유리, 영광·곡성 野 헤게모니 다툼…금정은 與 우위속 野 추격
국민의힘은 '텃밭'으로 꼽히는 인천 강화군에서는 무난하게 승리할 것으로 기대한다.
국민의힘이 자체적으로 실시한 강화군수 보궐선거 여론조사에서는 자당의 박용철 후보가 오차범위 밖 차이로 상대 후보를 앞선다는 결과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역시 전통적 약세 지역인 강화 선거는 승산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여야 간 진검승부는 부산 금정에서 펼쳐질 전망이다.
금정은 애초 국민의힘 지지세가 강한 곳으로 여당의 승리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던 곳이다. 4·10 총선에서도 국민의힘 백종헌 의원이 13.25%포인트(p) 차로 민주당 후보를 따돌리며 당선된 곳이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낮은 당정 지지율과 야권 후보 단일화 변수에 여야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모습이다. 앞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민주당 김경지 후보로 단일화에 성공했다.
국민의힘은 3자 구도에서는 큰 격차로 윤일현 후보가 2위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판세를 분석했지만, 단일화 이후 격차가 좁혀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3자 구도 때는 1위와 2위의 지지율 차이가 두 자릿수까지 벌어진 자체 여론조사도 있었다"며 "양자 구도여도 우리가 앞서는 것은 맞지만, 격차가 한 자릿수로 줄어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정권심판론을 등에 업고 '험지'에서 승리를 거두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총선에서 두 자릿수 지지율 차이로 패했으나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그 차이가 한 자릿수"라며 "정권 심판 의지를 가진 유권자들의 투표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금정구청장 보선의 경우 투표율도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 투표율이 높으면 민주당이 내세우는 정권 심판 프레임이 작동해 야권 지지층의 표심이 결집할 수 있다는 주장이 근거다.
야권의 텃밭인 전남 지역 기초단체장 두 곳을 둘러싼 경쟁은 야권 내부의 헤게모니 다툼 성격이다.
전남 영광군수 재선거는 민주당 장세일 후보와 조국혁신당 장현 후보의 맞대결 구도 속에서 진보당 이석하 후보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민주당의 텃밭에 조국혁신당이 도전장을 낸 모양새인 이곳에서 양측 모두 승리를 쉽게 점치지 못하고 있다.
진보당의 조직력도 뛰어나 일각에서는 삼파전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전남 곡성군수 재선거의 경우 민주당이 조상래 후보 승리를 점치는 분위기지만, 조국혁신당은 박웅두 후보의 선전을 기대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