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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부터 PPP(급여보호 프로그램) 사기까지… 백인우월주의 갱단 소탕

2024-10-04 (금) 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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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샌퍼난도 밸리서 암약
▶검찰, 68명 무더기 기소

▶ 소수계·이민자 노리기도
▶FBI·LAPD 등 합동작전

LA 지역 백인 우월주의 갱단 멤버 및 조력자들이 대거 체포 및 기소됐다. 이 갱단은 팬타닐을 포함한 마약 밀매, 불법 총기 소지, 코로나19 정부 지원금 및 대출 사기 등 다양한 범죄를 저질러 왔으며, 일부는 소수계와 이민자들을 범죄의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연방 검찰 캘리포니아 센트럴 지검은 샌퍼난도 밸리 지역에 기반을 둔 백인 우월주의 갱단인 ‘SFV 페커우즈(Peckerwoods)’ 소속 멤버 또는 조력자 총 68명을 무더기로 기소했다고 지난 2일 발표했다. 연방 검찰은 이중 42명이 사법당국에 체포됐으며 나머지는 검거를 위해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연방 검찰에 따르면 기소된 68명에게는 부패조직범죄법(RICO) 위반 공모, 통제 약물 유통 및 공모, 은행 사기, 은행 사기 공모, 신분 도용, 마약 밀매 관련 범죄에서의 총기 소지, 범죄자에 의한 불법 총기 및 탄약 소지, 불법 장치 소지 등 총 76건의 혐의가 적용됐다. 기소된 용의자들의 혐의가 모두 인정될 경우 최대 종신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연방 검찰은 밝혔다.


이번 수사에는 연방수사국(FBI), 연방마약단속국(DEA), LA경찰국(LAPD), 벤추라 카운티 셰리프국 등 여러 법 집행기관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수사 과정에서 이들은 대량의 불법 총기와 다수의 펜타닐, 메탐페타민, 헤로인을 압수하기도 했다.

연방 검찰에 따르면 이 갱단은 교도소 기반 백인 우월주의 갱단인 ‘아리안 브라더후드’와 협력 관계를 맺고 활동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갱단은 문신과 낙서 등을 통해 극단적 백인우월주의를 표출해 왔다.

SFV 페커우즈 갱단은 특히 수익 창출을 위해 펜타닐, 헤로인, 메탐페타민을 포함한 마약을 밀매했다고 연방 검찰은 밝혔다. 이 갱단의 수뇌부인 클레어 패트리샤 하빌랜드(62), 브라이언 글렌 에켈런드(53), 브라이언 브루어(38) 등은 마약 은닉 장소를 관리 및 운영해 왔으며, 하빌랜드와 에켈런드는 구매자에게 마약을 우편으로 발송하고 젤, 캐시앱과 같은 전자 결제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돈을 받기도 했다.

연방 검찰에 따르면 또 이 갱단은 강도와 금융 사기를 통해 돈을 모으고 신분도용 사기에도 가담했다. 2021년 3월부터 2023년 7월까지 션 크레이그 글럭먼(35), 마리아 안나 제임스(30) 등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적 여파로 피해를 입은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고안된 ‘급여 보호 프로그램(PPP)’에 허위 및 사기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주 교도소에 수감된 개인들의 신원 정보를 도용해 이같은 범행을 벌였다.

글럭먼은 2021년 4월 자신의 총소득이 거의 25만 달러에 달하는 자영업자라고 허위로 진술한 신청서를 제출하는 수법으로 2만여 달러의 PPP 대출을 받기도 했다. 또 글럭먼은 가주고용개발국(EDD)에 타인의 정보를 이용해 사기성 실업보험(UI) 신청서를 제출해 실업 수당도 부정 취득했다.

이번 갱단 소탕작전과 관련, 도미니크 최 LAPD 국장은 “갱 관련 조직 범죄의 확산은 우리 사회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며 이를 위해 다른 법 집행 기관과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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