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코노미스트·유거브 조사 “해리스 48% vs 트럼프 45%”
▶“경합주 미시간·위스콘신 트럼프, 오차 범위내 리드”
▶ 해리스, 공화 내 중도 공략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로이터]
오는 11월5일 대선을 30여일 앞둔 가운데 민주당 대통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경쟁자인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전국에서 오차범위 내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3일 나왔다.
영국 시사주간 이코노미스트가 여론조사기관 유고브에 의뢰해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전국 성인 1천63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해리스 부통령은 48%를 얻어 45% 지지를 받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3% 포인트 격차의 우위를 지켰다. 이 조사의 오차범위는 ±3.2%포인트다.
특정 후보에 대한 선호도와는 별개로 대선 승리 후보를 예상해달라는 질문에도 응답자의 40%가 해리스 부통령을, 35%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꼽았다. 여성 응답자 사이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10% 포인트 우세했지만, 남성 응답자 의 지지율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보다 4% 포인트 앞섰다. 응답자의 57%는 미국에서 첫 여성 대통령을 선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답했다. 그렇지 않다는 응답자는 23%였다.
이처럼 전국 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꾸준히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는 추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해리스 부통령이 우위를 차지해온 ‘러스트벨트’(오대호 주변의 쇠락한 공업지대) 경합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앞선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여론조사기관 트래펄가 그룹이 지난달 28∼30일 미시간주 투표의향 유권자 1,086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전날 발표한 조사(오차범위 ±2.9% 포인트)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46.9%로 해리스 부통령(44.7%)을 2.2% 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제3의 후보를 찍겠다는 응답자는 3.5%였고,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는 응답자는 4.9%로 조사됐다.
트래펄가 그룹이 같은 기간 위스콘신주 투표의향층 1,079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오차범위 ±2.9% 포인트)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47.1%의 지지를 얻어 46.0%에 그친 해리스 부통령을 오차범위 내에서 근소하게 앞섰다. 제3의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3.1%, 누구에게 투표할지 미정이라는 응답은 3.8%였다.
한편 해리스 부통령은 3일 공화당 내 ‘반 트럼프 세력’의 상징인 리즈 체니 전 하원의원과 공화당 탄생지를 찾아 선거 운동을 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북부 경합주 중 한 곳인 위스콘신의 리펀을 체니 전 의원과 함께 방문했다.
리펀에서는 1820년 미주리 타협에도 불구하고 노예제도를 남부지역 뿐 아니라 북부로 확대할 수 있도록 한 ‘캔자스 네브래스카 법’이 통과된 것에 반발하는 정치인의 모임이 1854년 열렸으며 이것이 공화당이 탄생하는 계기가 됐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 곳에서 리펀의 역사적 중요성을 언급하고 정책 문제에 자신과 의견이 다르더라도 헌법과 법치를 준수할 것을 약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CNN 등은 전했다. 앞서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8월 대선 후보직 수락연설에서 성별, 인종, 계층 등을 초월해 미국인 모두를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면서 통합을 강조한 바 있다.
해리스 부통령과 선거운동에 함께 나서는 체니 전 하원의원은 조지 W 부시 대통령 때 부통령을 지낸 딕 체니 전 부통령의 딸이다. 체니 부녀는 지난달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바 있다.
해리스 부통령의 이런 행보는 미국 대선이 초박빙으로 흐르는 상황에서 중도 우파 성향의 공화당원을 공략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해리스 부통령은 펜실베니아, 미시간, 애리조나, 등 다른 경합주에서도 반(反)트럼프 유권자 등을 대상으로 헌법 수호 의지를 부각하기 위한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해리스 대선캠프는 “우리는 트럼프의 혼란, 극단주의, 분열이라는 책장을 넘길 준비가 돼 있는 수백만 명의 공화당원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 정부 백악관 비서실장의 보좌관을 지낸 캐시디 허친슨 전 보좌관은 전날 밤 MSNBC에서 “이번 선거에서 해리스에 투표할 수 있게 돼 보수주의자로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1·6 의사당 폭동 사태에 대한 의회 청문회 때 트럼프 전 대통령이 1·6사태 당시 직원들의 만류에도 대통령 차량을 직접 운전해 의사당에 진격하려고 시도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