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즈, 해리스 경제비전·대외정책 등 부각하면서 트럼프 정면 비판
▶ 밴스, 현직 해리스 정책실패 드러내며 트럼프 정책을 대안으로 제시
토론하는 부통령 후보[로이터]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와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상원의원은 1일 진행된 토론에서 경제 문제와 외교 정책, 민주주의, 낙태 등 사회 이슈를 놓고 각각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대리해 전방위로 격돌했다.
미국 언론들은 이날 토론에서 이들이 상대당 대통령 후보를 집중적으로 비판하면서도 토론 상대에 대한 비방은 자제해 정책 중심의 토론을 벌였다고 평가했다.
밴스 후보는 미국 대선의 핵심 이슈인 경제 문제에 대해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정부의 일원으로 재임한 지난 3년여 동안 식료품 가격 등 물가가 크게 올랐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반면 월즈 후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부자만을 위한 감세 정책을 취한다고 비판하면서 해리스 부통령의 '기회의 경제' 공약을 옹호했다.
월즈 후보와 밴스 후보는 이란의 이스라엘에 대한 미사일 공격으로 중동에서의 확전 위기가 고조된 상황에서 진행된 이날 토론에서 각각 '안정적 리더십'과 '힘을 통한 평화'를 키워드로 해리스 부통령, 트럼프 전 대통령의 외교 정책 비전을 옹호했다.
◇ 대외 정책
월즈 후보는 "이란과 그 대리인의 확장으로 미국이 안정적인 리더십을 갖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면서 "해리스 부통령에게서 우리가 목격한 것은 안정적인 리더십이며 (국가 대응) 연합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침착함"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이란'이 들어갈 자리에 '이스라엘'을 잘못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전 세계는 수주전 거의 80살이나 된 도널드 트럼프가 무대에서 (집회) 참석 규모에 대해서 말하는 것을 봤다"고 비판한 뒤 존 켈리 전 비서실장을 비롯해 트럼프 정부에서 일한 인사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비판한 발언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어 해리스 부통령은 "동맹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해한다고 지적한 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북한을 향해 다가간다면서 "그는 누구든 가장 아첨하는 이에게 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밴스 후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안정을 실제로 가져왔으며 효과적인 억제력을 구축함으로써 이렇게 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면서 "사람들은 (일정한) 선을 벗어나는 것을 두려워했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는 사람들이 미국을 두려워하게 하려면 힘을 통한 평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했다"면서 "그들은 만약 자신들이 선을 벗어나면 글로벌 리더십인 미국이 세계의 안정과 평화를 다시 찾으리라는 것을 인지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스라엘을 공격한 이란과 관련, 바이든 정부의 동결 해제로 이란이 1천억 달러가 넘는 돈을 갖게 됐다고 주장하면서 "이란은 (그 돈을) 미국의 동맹에게 발사하는 무기를 사는 데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월즈 후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 이란의 핵 프로그램 진전을 막을 수 있었던 이란과의 핵 합의(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에서 탈퇴했다고 거론한 뒤 "트럼프는 아무 대체 방안을 시행하지 않았다"면서 "트럼프의 변덕스러운 리더십 때문에 이란은 전보다 핵무기에 가까워졌다"고 반박했다.
◇ 경제 정책
월즈 후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부자들에게 감세해주겠다고 말하고 그 약속을 지켰다고 말하면서 "그는 최상위층에 주로 돌아가는 감세를 했으며 국가 부채는 사상 최대 규모인 8조달러가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보편 관세 공약에 대해서는 "모든 물건에 20%의 소비 또는 판매세를 부과하는 것"이라면서 "그것은 인플레이션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트럼프는 미국 역사상 중국과 사상 최대의 무역 적자를 기록한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자녀 세액 공제 등을 거론하면서 "감세 혜택이 중산층에 돌아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밴스 후보는 "해리스는 3년 반 동안 부통령이었기 때문에 (공약으로 제시한) 정책을 시행할 기회가 있었다"고 지적한 뒤 "그녀가 실제로 한 일은 식품 가격을 25% 오르게 하고 주택 가격을 60% 인상했으며 미국 남부 국경을 개방해 중산층이 삶을 감당할 수 없게 만들었다"면서 이를 '끔찍한 경제 기록'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감세 정책과 관련, "(1기 정부 때 감세안으로) 미국에서는 한 세대 동안 경험하지 못한 경제 호황을 경험했다"면서 "아메리칸드림을 다시 이룰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미국 근로자와 가정, 기업 등에는 세금을 감면하고 일자리를 해외로 보내는 기업을 처벌하는 것이 트럼프 경제 계획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 대선 불복 논란 등 민주주의
월즈 후보는 '선거 불복이 중단돼야 한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 결과를 수용하지 않고 있으며 밴스 후보도 이에 동조하고 있다는 점을 비판했다.
그는 또 1·6 의사당 폭동 사태와 관련해 "대통령의 발언은 중요하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책임을 간접적으로 거론했다.
이에 대해 밴스 후보는 "해리스는 기업적 수준의 검열을 하고 있다"면서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은 해리스가 말하는 그 위협(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니라 검열"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민주당도 수년간 선거 결과에 항의했다"면서 "2016년 클린턴은 트럼프가 블라디미르 푸틴에 의해 당선됐다고 말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월즈 후보는 "1월6일 사태는 페이스북 광고가 아니다"라면서 "사람들이 누군가를 죽이겠다고 말하는 것을 막는 것 등은 검열이 아니다. 검열은 금서를 지정한 게 검열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트럼프가 2020년 선거에서 졌느냐"고 직접 밴스 후보에게 물었다.
그는 밴스 후보가 "나는 미래에 집중하고 있다. 해리스는 2020년 코로나 때 사람들이 마음 속에 있는 것을 말하는 것을 검열했느냐"라고 되묻자 "젠장 그것은 답변이 아니다(damning non-answer)"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 이민·낙태 등 사회 이슈
월즈 후보는 불법 이민 대응 문제와 관련, 해리스 부통령과 마찬가지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을 위해 의회에서 국경 보안 강화법이 처리되는 것을 사실상 봉쇄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밴스 후보는 "해리스는 국경 담당 차르였다"면서 "해리스가 트럼프의 국경 정책과 행정명령을 번복했기 때문에 역사적인 국경 위기가 발생했다"고 반박했다.
두 사람은 오하이오주 스프링필드에서 아이티 이민자가 이웃 주민의 개와 고양이를 잡아먹는다고 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난 토론 발언을 놓고도 대립했다.
월즈 후보가 이를 "(이민자에 대한) 비인간화, 악마화"라고 비판했으며 밴스 후보는 "스프링필드는 불법 이민자로 넘쳐난다"고 주장했다.
이에 토론 진행자는 아이티 거주자들은 합법 이민자라고 정정했으며 이 사안을 둘러싸고 후보들의 공방발언이 계속되자 잠깐 마이크를 끄기도 했다.
월즈 후보는 낙태 문제와 관련,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보수 대법관 임명으로 연방 차원의 낙태권 인정 판결을 폐기했다면서 여성들을 위험에 빠트렸다고 비판했으며 밴스 후보는 유권자들이 주(州)별로 결정하는 것이 맞는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이 밖에 총기 폭력 문제와 관련해서는 월즈 후보는 총기 규제 필요성을 강조한 반면 밴스 후보는 학교의 보안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