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저의 삶은 가족들의 목숨 값”

2024-09-25 (수) 이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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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북도민연합회 지성호 함북지사 강연회

“저의 삶은 가족들의 목숨 값”

지성호 함경북도지사가 윤석열 대통령의 8.15 통일 독트린과 현 북한의 실상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저의 삶은 죽어간 가족들의 목숨 값이고 강제북송 된 탈북자들의 목숨 값입니다.”
탈북민 출신의 지성호 함경북도 지사(42세)는 24일 워싱턴이북도민연합회(회장 민명기)가 버지니아 페어옥스 몰 소재 브레이커스 식당에서 마련한 ‘윤석열 대통령의 8.15 통일 독트린과 현 북한의 실상’을 주제로 가진 강연회에서 자신이 북한을 탈출하는 과정에서 겪은 역경을 소개했다.

지성호 지사는 “제 고향은 함경북도 탄광촌으로 1995년 4월 제가 13세가 되던 해 할머니가 굶어서 죽었고 당시 저희 가족은 아버지, 어머니, 남동생, 여동생이 있었는데 굶은 가족이 있으면 주는 옥수수 2킬로로 연명했다”면서 “북한에서 태어난 죄로 먹고 살기 위해 저는 달리던 열차에서 석탄을 훔쳐 팔아먹고 살던 중 14세 때 화물열차에서 떨어져 왼쪽팔과 다리를 잃었다”고 말했다.

지 지사는 “이후 10년 동안 목발을 짚고 살다가 한번이라도 자유를 느끼기 위해 목숨을 걸고 두만강과 중국, 라오스, 태국을 거치는 1만 킬로미터의 여정 끝에 2006년 대한민국에 왔고 21대 국회의원을 거쳐 지금은 함경북도 도지사가 됐지만 제 부친은 제가 탈출한 이후 북한을 탈출하다가 잡혀 고문으로 숨졌다”면서 “저는 제가 지금 누리고 있는 이 자유를 북한에 있는 주민들도 느끼게 하기위해서는 남북한 통일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통일은 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 도지사는 탈북 후 남한에 정착하면서 동국대학교에서 법학으로 학사와 석사과정을 수료했으며 2020년 대한민국 국회의원 선거에서 미래통합당 비례대표로 당선됐다. 또 ‘나우’라는 비영리단체를 만들어 북한주민들의 탈북을 도왔다.
손광웅 워싱턴이북도민연합회 부회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는 민명기 이북도민연합회장의 인사, 특별강연, 스티브 리 워싱턴한인연합회장과 이문형 민주평통 워싱턴협의회 간사의 축사 및 식사 순으로 진행됐다.

탈북자 4명도 함께 했는데 리치몬드에서 온 데보라 최 씨는 “18년전 미국에 왔는데 지 지사는 탈북민들의 자랑으로 그는 자신의 삶을 통해 희망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행사에는 이윤보 워싱턴 평안도민회장을 포함해 이북도민 50여명과 주미대사관의 백대현 통일관, 박용수 행정안전관 등이 함께 했다.

<이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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