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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총회 일반토의 개막…중동·우크라이나 전쟁 핵심 의제

2024-09-2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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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까지 193개국 대표 연설…바이든 “권력유지보다 국민이 중요”

▶ 유엔 총장 “잘못 저질러도 처벌 안받아…도덕적으로 용납 불가 수준”
▶ 조태열, 韓 대표로 27일 연단 올라…北, 6년째 대표 파견 안해 유엔대사가 연설

유엔총회 일반토의 개막…중동·우크라이나 전쟁 핵심 의제

유엔총회 일반토의 기조연설하는 구테흐스 사무총장[로이터]

세계 각국 정상급 지도자들이 모여 국제사회 현안을 논의하는 제79차 유엔총회 고위급 주간 일반토의가 24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시됐다.

팔레스타인과 우크라이나, 수단 등 세계 곳곳에서 무력충돌과 인도주의적 참상이 지속되고 중동 지역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있어 올해 일반토의는 여느 해보다 무거운 분위기 속에 시작했다.

유엔총회 일반토의는 유엔 193개 회원국 정상과 총리, 장관 등 대표들이 총회장 연단에 올라 약 15분간 글로벌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다자간 외교무대다.


오는 30일까지 이어지는 올해 일반토의에선 1년이 다 돼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가자지구 전쟁과, 2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인도주의적 위기가 심화되고 있는 아프리카 수단의 내전 등 3대 분쟁 현안이 핵심의제로 꼽힌다.

이와 더불어 기후변화 대응과 유엔을 포함한 국제기구 개혁 이슈도 주요 의제로 올랐다.

이날 일반토의 개막연설에 나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가자, 우크라이나, 수단 등 분쟁지역에서 벌어지는 참상을 언급하며 "감옥에서 벗어날 수 있는 면책권을 가졌다고 생각하는 정부와 단체들이 늘고 있다"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그들은 국제법을 짓밟고 유엔 헌장을 위반하고 다른 나라를 침략하고 사회 전체를 폐허로 만들고, 자국민의 안녕을 완전히 무시할 수도 있다. 그래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자조적인 태도로 국제사회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잘못을 저질러도 처벌받지 않는 수위는 정치적으로 변호할 수 없는 수준이고 도덕적으로도 용납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특히 최근 전면전 위기로 치닫고 있는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갈등에 대해 "레바논은 지금 벼랑 끝에 서 있다"며 "레바논 사람들, 이스라엘 사람들, 그리고 전 세계 사람들은 레바논이 또 다른 가자가 되는 것을 감당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첫 번째 연설자로 나선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도 "국제사회에서 동시다발적인 분쟁이 발생하며 지정학적 분쟁과 전략적 경쟁이 놀라울 정도로 격화되는 것을 보고 있으나, 이를 막거나 관련자를 처벌할 수 있는 유엔 기구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유엔총회 일반토의에서는 브라질 대표가 첫 번째로 연설한다. 과거 어느 나라도 첫 번째 발언을 원치 않던 상황에서 브라질이 첫 연설을 자청한 것을 계기로 이런 관례가 만들어졌다.

뒤이어 재임 기간 마지막 유엔총회 연설에 나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세계 정상들에게 "권력을 유지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어떤 것들이 있다는 것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면서 "국민이 가장 중요하다. 우리는 국민을 섬기기 위해 이 자리에 있지 그 반대가 아니라는 점을 절대 잊지 말자"고 주문했다.

이어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해선 러시아의 침공을 강력히 규탄하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했고, 가자 사태에 대해선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휴전 협상을 조속히 타결할 것을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이란 세력 헤즈볼라의 충돌이 전면전의 위기로 치닫고 있음을 지적한 뒤 "전면전은 누구에게도 도움 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한편, 전쟁중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은 같은 날인 오는 26일에 일반토의 연설이 예정돼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러시아의 침공 이후 3번째로 유엔총회 고위급 주간에 참석, 오는 25일 연설을 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에 앞서 24일 열리는 우크라이나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 참석해 발언한다.

러시아 대표로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총회에 참석해 오는 28일 연설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15년 이후엔 직접 뉴욕의 유엔총회장을 찾은 적이 없다.

이번 고위급 주간에 한국 정부의 대표로는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뉴욕을 방문한다.

조 장관은 오는 27일 총회 일반토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안보리 공개토의, 평화구축위원회 장관급 회의 등에 참석한다.

북한에선 김 성 주유엔 북한대사가 일반토의 마지막 날인 30일 연설할 예정이다. 북한은 올해까지 6년째 대표단을 유엔총회에 파견하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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