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 대출 4년래 최대 증가
▶소매판매도 1년반만 급증
▶ 지출 부담·저축 여력 줄어
▶뉴욕연은 소비자기대조사
소비자들이 빚으로 소비를 늘리면서 연체 위험이 한층 높아졌다. 미국인들이 월마트에서 샤핑하고 있다. [로이터]
소비자들은 인플레이션이 완화될 것으로 보면서도 일자리나 가계 부채에 대한 우려는 이전보다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가계 부채와 연체율이 동시에 증가하면서 경제를 떠받치는 소비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9일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의 8월 소비자기대조사(SCE)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향후 1년 물가상승률은 연 3%, 5년 물가상승률은 연 2.8%로 전망했다. 전월과 같은 수준이다.
내년 물가는 개솔린과 주택임대료, 의료비가 크게 오르고 식료품값과 대학 등록금도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향후 3개월 동안 부채 상환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3개월 연속 증가해 13.6%였다. 전월 대비 0.3% 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2020년 4월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이후 4년 4개월 만에 가장 높다.
노동 시장에 대한 전망은 엇갈렸다.
실직 걱정이 줄어든 반면 새로운 직장을 찾을 수 있다는 기대도 낮아졌다.
향후 12개월 이내에 실직할 가능성은 전월보다 1%포인트 하락한 13.3%로, 12개월 평균 13.7%보다 낮았다. 자발적으로 이직할 확률도 전월 20.7%에서 8월 19.1%로 떨어졌다.
또한 실직 시 재취업 확률은 0.2%포인트 하락한 52.3%로 12개월 평균 53.9%보다 낮았다.
가계소득 증가 기대치는 0.1%포인트 상승한 3.1%, 소비 증가 기대치 역시 0.1% 포인트 상승한 5.0%였다.
7월 총소비자 대출은 2022년 11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신용카드 미결제액 같은 리볼빙 부채(revolving debt)와 학자금 대출 등 비리볼빙부채(non-revolving debt) 증가가 원인이다.
연방준비제도(FRB·연준)는 은행대출금이나 신용카드 사용 후 미결제액, 자동차 할부금융액 등 일반 소비자들이 금융기관으로부터 빌린 총소비자 대출이 전월 대비 255억달러 증가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가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예상치를 모두 뛰어넘는 것이다.
신용카드 미결제액이 포함되는 리볼빙 부채가 106억달러 늘어 5개월 만에 가장 많이 증가했다. 차량 할부금융액이나 학자금 대출과 같은 비리볼빙 부채는 148억달러 급증해 1년여만에 최대상승을 기록했다.
이런 소비자 대출 증가는 소매 판매 증가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7월 소매 판매는 2023년 초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자동차 할부금융액 중 한 달 이상 연체된 비중은 2010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신용카드 신규 연체 비중도 9.05%로 약 12년 만에 가장 많이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