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샌버나디노 대형산불 확산
▶ 정전속출 ‘찜통더위’ 고통
▶“내일부터 한풀 꺾일 듯”
지난 5일 저녁 샌버나디노 산악 지역에서 발생한 라인 산불이 최악 폭염 속에 급격히 확산했다. 발생 사흘째인 8일 새벽 산불 현장이 시뻘겋게 불타고 있다. [로이터]
밸리와 인랜드는 물론 LA 도심까지도 수은주가 세자릿대로 치솟는 역대 최악의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극도로 고온건조한 기후 속에 대형 산불이 확산하고, 전력 소비 급증으로 곳곳에서 정전사태까지 속출하면서 주민들이 찜통더위에 시달렸고, 샌버나디노 지역에서는 연쇄 지진까지 잇달아 주민들을 불안하게 했다.
국립기상청(NWS)에 따르면 LA 카운티 내 버뱅크 공항 관측소의 최고 기온이 지난 6일 114도를 기록했다. 이는 1939년 이곳에서 기온 관측이 시작된 이래 2018년 7월6일과 2020년 9월 5∼6일에 세운 역대 최고 기온과 같은 기록이다. 이날 LA 다운타운은 112도, 롱비치 공항은 109도, 해안에 접한 LA국제공항도 102도를 찍어 일일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노동절인 지난 2일부터 기온이 급상승하며 거의 일주일째 이어지고 있는 이번 폭염은 내륙은 물론 해안 지역까지 100도 이상의 불볕 더위를 불러온 가운데, 기상청은 9일까지 폭염이 계속되다 화요일인 10일부터 폭염의 기세가 꺾이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상청 LA 사무소의 기상학자 존 듀마는 “이번 폭염은 지난 몇 년 동안 LA 대도시권에서 겪은 것 중 가장 심각한 폭염”이라고 전했다.
건조한 공기가 달궈지면서 산불 위험도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태다. 8일 가주 소방국에 따르면 샌버나디노 카운티의 산지에서 지난 5일 저녁 화재가 발생해 확산 중이다. 라인 산불로 명명된 이번 화재는 고온건조한 날씨 속에 삽시간에 확산돼 8일 오후 기준 1만7,459에이커를 태운채 확산되고 있는데, 소방당국은 600여명의 소방관과 헬기 등을 동원해 진압에 나서고 있지만 폭염 속에 진압률은 아직 0%에 머물러 있다.
이번 산불로 빅베어 인근의 러닝스프링스와 에로우베어 레익 지역 주민 6,000여 명에 강제대피령이 내려졌고, 인근 레익 에로우헤드, 크레스트라인 등 지역 주민 수천명에도 대피 경고가 발령됐다.
극한 더위에 냉방을 위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곳곳에서 정전도 잇따르고 있다. 서던 캘리포니아 에디슨(SCE)은 관할 지역 내에서 LA 카운티 약 5,700가구와 샌버나디노 카운티 약 600가구에 전기 공급이 끊기기도 했다고 밝혔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7일에는 샌버너디노 카운티 온타리오에서 규모 3.5와 규모 3.9의 지진이 잇달아 발생하기도 했다.
이번 지진은 LA와 오렌지카운티, 샌디에고 카운티 북부에서도 흔들림이 감지됐으나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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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