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상업용 부동산 대출… 4분의 1 ‘부실’ 경고

2024-09-03 (화) 조환동 기자
크게 작게

▶ 내년 만기 1조5,000억달러
▶재택근무, 사무실 수요 급감

▶ 고금리 장기화에 이자 부담
▶변동금리 건물주들 ‘취약’

오피스, 공동주택 등 전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내년 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부채 규모가 1조5,0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부동산 서비스 기업 ‘존스 렝 라셀’(JLL)을 인용해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이들 대출 중 약 4분의 1은 차환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JLL은 분석했다.

상업용 부동산 침체는 최근 들어 상황의 심각성이 수면 위로 부상하는 분위기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도 재택근무가 일반화하면서 사무실 수요가 이전보다 급감한데다가 고금리 장기화로 이자 부담이 많이 늘어난 게 상업용 부동산 침체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같은 사무실 수요 급감은 오피스 시장 공실률 상승과 렌트 수입 감소로 이어지면서 건물주들은 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존스 랭 라셀’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LA 카운티 오피스 부동산 시장의 평균 공실률은 27.7%로 전년 동기인 2023년 2분기의 25.3%에 비해 1.9%포인트나 오르며 30%에 육박했다. 공실률 증가와 함께 오피스 건물 소유주들의 파산 등 부실화도 현실화되고 있다.

지역별로는 LA 한인타운 미드윌셔 지역을 포함하는 윌셔센터의 경우 공실률이 2023년 2분기의 33.0%에서 2024년 2분기에는 36.2%로 3.2%포인트 상승하며 30% 중반 대에 진입했다.

과거 낮은 금리로 돈을 빌린 건물주들은 대출 만기가 다가오면서 훨씬 비싼 이자로 돈을 빌려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이다.

부동산 업계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오피스 마켓이 앞으로도 공실률이 높아지고 렌트비는 둔화하거나 하락하는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오피스 부동산 소유주들이 대출 페이먼트를 내지 못하거나 재융자 자격을 얻지 못할 경우 디폴트를 선언하거나 헐값에 부동산을 처분하는 경우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만기가 다가오는 대출 중 약 40%가 공동주택 건물 관련 대출로, 다가오는 차환 물량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고 JLL은 분석했다.


이들 공동주택 대출은 저금리 시절 대체로 3년 만기의 변동금리 대출 형태로 자금을 조달했는데, 최근 3년간 금리 상승으로 대출이자가 크게 증가하면서 재무구조가 악화돼 추가 자본금을 조달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블룸버그는 진단했다.

상업용 부동산 관련 변동금리 대출은 대출채권담보부채권(CLO) 형태로 채권시장에 발행된 것도 잠재적으로 월가의 우려를 가중하는 요인이다. 상업용 부동산 관련 CLO 규모는 800억달러 수준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자본 확충 등을 통해 다가오는 고비만 넘기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태코닉 캐피털 어드바이저스의 캐티 맥키 책임자는 “많은 공동주택이 자본잠식 상태”라며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상당한 회복력을 보이는 자산군이다 보니 신규 자금 주입만 있으면 차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조환동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