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신상옥·최은희 부부 비화 등 기억나는대로 적었죠”

2024-08-19 (월) 이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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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제식민지·한국전쟁 겪은 92세 안홍균씨

▶ 첫 영문 에세이집 ‘A Red Tricycle’ 발간

“신상옥·최은희 부부 비화 등 기억나는대로 적었죠”

안홍균 씨가 출판기념회에서 책과 꽃다발을 들고 가족 및 친척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기억나는 대로 적었어요. 어떤 것을 목적으로 해서 적은 것은 아니에요.”
1932년 생으로 일제 식민지와 한국전쟁을 경험한 안홍균 씨(92, VA 애쉬번 거주)씨가 16일 설악가든에서 포토맥 포럼(회장 이영묵) 주최, 경기고등학교 미주동창회 후원으로 첫 자전적 영문 에세이집 ‘A Red Tricycle(빨간 세발 자전거)’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저서에는 신상옥 영화감독과 배우 최은희씨 부부와의 비화를 다룬 ‘신상옥, 최은희 그리고 나’를 포함해 ‘공산치하 90일(1950년 6월25일-9월29일)’ ‘전쟁: 공산치하의 삶’, 6세에 할아버지와 금강산에 갔던 이야기, 미국에 유학 와서 아르바이트로 박스 공장에서 일한 사연, 1952년 육군보병학교를 거쳐 소위로 임관한 저자가 1953년 한국전쟁이 끝난 후 150명의 한국군 보병장교들과 시애틀을 거쳐 조지아 포트베닝 부대에서 6개월간 군사훈련을 받았을 때 느꼈던 것, 또 1958년 고 박정희 대통령이 준장이던 시절 만났던 일화, 5세때 서울에서 온 고모에게서 받은 ‘빨간 세 발 자전거’ 등 총 14편의 에세이가 4개 챕터에 실려 있다.

한국전 참전용사인 안 씨(육군 예비역 대위)는 “그냥 이런 사람도 있었구나 생각하시고 책을 읽으시고 어떤 목적으로 쓴 것이 아니니 너무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면서 “자원해서 전방에서 군 복무를 한 것이 계기가 돼 이렇게 미국에 왔고 여러분도 이렇게 만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안씨는 충북 청주 출신으로 경기중(현 경기고)을 거쳐 1959년 도미, 위스콘신-밀워키 대학교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후 조지 워싱턴대에서 국제정치학 석사를 거쳐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이후 1970년-1972년 프린스턴대 연구원(Research Associate)으로 일했고 코리아게이트 당시 1977년-1978년 연방의회 전문위원, 1979년부터 1989년까지는 한국원양어업을 대변하는 로비스트로, 1989년부터 1991년까지 고 신상옥 감독을 도와 ‘징키스칸’ 영화제작을 추진했고 1993년부터 80세가 되던 2012년까지 FBI(연방 수사국)에서 분석관으로 일하다 은퇴했다. 1969년부터 1993년까지 계약직으로 미 국무부를 위한 통역도 했다고 한다.

2012년 80세에 은퇴한 저자는 저서로 1970년대 코리아게이트 사건을 담은 증언록 ‘로비라는 늪’(2019), 한국전쟁의 참상을 담은 5인의 공저 영문 회고록 ‘The Forgotten War’(2021)과 8인 공저의 한글판 ‘6.25 잊혀진 전쟁’ 등이 있다.

류응렬 와싱톤중앙장로교회 담임목사는 최정호 목사가 대독한 책 서평을 통해 “저자는 개인적인 차원에서 역사의 한 부분을 책으로 남겼는데 책을 읽으면서 한국 역사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여행하는 기분을 느꼈다”고 평했다.

이규원 씨의 사회로 진행된 출판 기념회는 서윤석 시인의 저자 약력 소개, 이영묵 포토맥 포럼 회장과 해롤드 변 버지니아 법무부장관 선임고문의 축사, 식사 및 사인회 순으로 진행됐다, 책은 현재 아마존에서 12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이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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