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연준의장[로이터]
다음 달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채권형 펀드로 자금이 몰리고 개인 투자자가 빚을 내 투자하는 신용융자거래도 조금씩 다시 늘기 시작했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국내 채권형 펀드의 설정액은 60조1천24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한 주 동안 8천75억원 늘었고, 하루 사이 2천66억원 증가했다.
반면 국내 주식형 펀드의 설정액은 일주일간 5천213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 13일과 비교하면 오히려 659억원이 빠져나갔다.
채권형 펀드에 자금이 몰리는 배경에는 미국이 조만간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과 한국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둘 것이라는 기대감이 자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에 거의 부합하는 2%대를 기록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금리인하 전망에 한층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여기에 한국은행도 오는 22일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적인 의견을 내놓을 것으로 시장에선 내다보고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다음 주 미국에서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의사록과 잭슨홀 미팅, 한국에서는 기준금리 결정이 예정돼 있다"면서 "이들 이벤트에 대해 금융 시장에서는 대체로 비둘기적으로 평가할 것으로 보이며 연내 미국이나 한국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는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의 8월 금통위에서 통화정책 기조 변화 여부가 중요하다"며 "고금리 장기화로 인한 내수 부진,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우려, 가계 부채 증가 등 국내 시장의 잠재적 리스크 변수들에 안도 심리 유입 가능성"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미 양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고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진정되면서 내 증시는 빠르게 반등하고 있다.
지난 8일부터 14일 사이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2.96%, 3.78% 상승했다.
이에 증시가 급락한 지난 5일 '검은 월요일' 이후 급감했던 주식 신용융자거래도 소폭이지만 다시 늘기 시작했다.
신용거래융자는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들인 금액으로,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낸다. 통상 금리 인하는 주가가 상승할 수 있는 호재로 인식된다.
금융투자협회 통계 자료를 보면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8일 17조1천268억원에서 14일 17조5천512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투자자 예탁금은 1조9천753억원 감소했고 머니마켓펀드(MMF) 설정액도 6조2천207억원 줄었다.
한편, 국내 투자자는 같은 기간 미국 주식을 6억1천273만달러(약 8천321억원) 순매수 결제한 것으로 한국예탁결제원은 집계했다.
순매수 1위 종목은 테슬라로 9천102만1천676달러(약 1천236억원) 순매수 결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