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그들의 행보가 통일로 결실 맺길

2024-08-05 (월) 김유숙 미주통일연대 워싱턴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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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휴가철이라서 그런지 유난히 워싱턴을 찾는 탈북청년들이 많아졌다. 여러 인권단체를 통해 미국을 방문하여 세계의 수도라 할 수 있는 워싱턴에서 귀한 국제적 경험을 쌓을뿐만아니라 북한의 자유와 인권개선을 위한 그들의 간절한 호소는 국제사회의 관심과 주목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했다. 용감하고 당당한 운동가적인 행보들을 이어가는 그들에게 무한한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누가 봐도 똑똑하고 당차기까지한 탈북 청년들이다. 북한 인권운동가부터 IT 전문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디자이너, 교수 등등 직업도 다양하다. 외적 능력뿐만아니라 모든 사안을 정확하게 집어내는 혜안과 통찰력까지 겸비한 그들을 보고 있으면 든든함이 느껴진다. 아마 그들의 소원은 세상에서 가장 폐쇄되고 악독한 북한이라는 나라를 하루빨리 해방시키는 일일 것이다.

지난해 한국으로 탈북한 탈북민들의 절반 이상이 20·30대 소위 MZ세대(1981년부터 2010년까지 출생한 사람)와 고위급 인사들이었다고한다. 예전엔 배가 고파 탈북하는 차원이었는데 요즘은 자녀들에게 더 좋은 미래를 선사하기 위해 자유 대한민국으로 오는 경우가 많아졌다. 지금의 북한의 젊은세대는 사회주의의 기본인 배급을 받아본 적이 없다. 장마당을 통해 먹고 살아온 장마당 세대이다. 나라가 생계를 책임져준 것이 아니라 우리 엄마가 장마당에 나가 일을 해서 우리 가족이 먹고 살 수 있었다고 생각하는 세대이므로 당연히 나라에 대한 충성심이 약할 수밖에 없다. 한류 문화의 영향도 상당하다. 북한의 젊은 세대의 민심이반이 북한체제를 흔들어 놓을 수 있다는 위기감에 북한 김정은은 누가봐도 유치하기까지 한 3대 악법(반동사상 문화배격법, 청년교양보장법, 평양 문화어보호법)을 만들어 젊은이들의 사상과 문화활동까지 통제하기에 이르렀다.


한류 문화를 비롯 외국으로부터 영화나 드라마, 음악 등 문화 전반에 대한 유입과 유포 및 시청을 통제하고 있으며 남편을 ‘오빠‘라고 부른다거나 ‘안녕’, ‘괜찮아’ 등과 같은 남한식 말투를 쓰는 것까지 금지하고 있다. 이것을 따르지않고 걸렸을 경우 노동교화형을 각오하든 아니면 상당한 뇌물을 주고 해결해야한다. 요즘의 남한의 젊은이나 북한의 젊은이나 소위 MZ세대는 사상을 강제로 통제한다고 통제가 될리가 만무하다. 그들을 만나보면 의외로 무엇이 옳고 그른지 정확하게 판단하고 있으며 특히 북한의 젊은이들은 한류의 영향으로 자신의 미래를 이런 엉터리 정권에 맡길 수 없음을 일치감치 깨닫고 있다는 사실이다. 북한에서의 그들의 움직임은 김정은 체제의 붕괴까지 이어질 수 있는 아킬레스 건이 되어가고 있다.

독재와 자유민주주의 두 체제를 모두 경험해본 탈북 청년들은 미래 통일의 자산이며 젊고 전문성까지 겸비한 그들의 당당한 국제적 행보가 앞으로 북한 인권증진과 통일한국 건설에 큰 영향력을 끼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곧 제79주년 광복절이 다가온다. 자유와 민주주의는 누군가가 그저 줄 수 있는 선물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쟁취해야 하는 보물과 같은 것이라고 국제사회를 향해 외치는 탈북청년들의 행보에서 과거 나라의 독립을 위해 국제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았던 외교 독립투사들의 모습이 오버랩되는게 나만이 아닐듯하다. 이번 워싱턴을 방문한 엘리트 탈북청년들을 보면서 통일한국의 희망찬 미래를 보게 되었다.

<김유숙 미주통일연대 워싱턴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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