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서양 문명의 요람, 도서관

2024-08-02 (금) 조태자 메릴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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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나 지금이나 도서관 가는 길은 언제나 호기심과 미지의 세계에 대한 설레임으로 나를 즐겁게 한다. 그러니까 지금으로 부터 몇 십년전 반세기도 더 지났을 70년대초 미국 땅에 처음 발을 내 디뎠을 때 나는 정말 영어를 한마디도 할 수 없는 무지의 상태였다.

우연한 기회에 지인의 소개로 영어 클래스에 가게 되었는데 장소는 도서관 지하실이었고 세계 각지에서 온 피부색도 서로 다르고 생김새도 다른 여러 인종이 모여 함께 영어공부를 하게 되었다. 영어 강사는 유대인 여성이었고 대학교수였지만 시간을 내어 우리 이민자들에게 영어를 가르키고 있었다. 지금도 또렷이 기억 나는 것은 그녀의 이름과 친절한 성품이었다. 내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그 클래스가 6개월이 되고 일년이 되었을 즈음 모두들 자기소개를 자유롭게 하며 기본적인 생활 영어는 어느 정도 할 수 있게 되었다.

내가 여기를 다니면서 관심을 갖게 된것은 도서관이었다. 그 당시 한국에서는 도서실 혹은 독서실이라고 불리운 곳은 좁은 책상과 의자에 하루종일 앉아 고시공부하는 이들의 장소였다. 미국의 도서관은 달랐다. 우선 도서관 건물의 규모와 방대하고도 방대한 책의 분량과 친절한 사서들의 안내는 그저 매일 경이로움과 부러움의 연속이었고 마치 딴 세상에 온 것 같았다. 나를 제일 충격에 빠트린 것은 책을 무료로 대여할 수 있는 것이었고 빈 책상에서 공부도 하고 독서도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나는 이 미국 도서관에 매료 되어 도서관 가는 날이면 흥분과 감동으로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다.


더 놀라운 것은 차차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된 것은 도서관은 도서 대여 뿐만이 아니라 문화 예술 공간으로도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면 공인을 위한 이 도서관은 언제 어디서 부터 시작이 되었는가라는 의문이 들기 시작하여 드디어 그 당시는 컴퓨터가 없었으므로 백과사전을 찾아 보게 되었다. 결과를 보고 나는 더욱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으로부터 몇 천년 전 기원 전에 이미 그리스 문명사회에 도서관이 생겼고 문헌을 보관하고 기록하는 장소의 목적으로 도서관이 탄생하였다는 것이다.

나는 이 글을 읽고 동양과 서양의 문명 차이를 알 수 있었고 그 기원전에도 만인이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었다는 것에 그만 만감이 교차하는 기분이었다. 인류문명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기록하고 보존하며 지식과 지혜의 보물창고인 도서관은 만인이 이용할 수 있는 장소 이다. 도서관이 만들어지려면 먼저 문자가 발명되어야 하고 그것을 기록할 수 있는 문헌이 생기고 인쇄술이 발달하고 보급 되어야 가능하다.

오늘날에는 사람이 모이는 곳이면 어디든지 도서실이 있다. 교황청, 메디치 가문의 도서실, 수도원, 학교, 교회 지역사회의 공립 또는 시립 도서관 등이 있다. 오늘날의 우리들은 어느 도서관을 이용하든지 책을 대여 받고 자료를 수집하고 전시회 또는 회의 공간으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혜택을 준다.

어떤 학자들은 중세를 암흑기로 만든건 알렉산드리아에 있었던 도서관 화재로 그리스 대부분의 문서가 소멸 되어서 암흑의 시대가 도래 되었다고도 한다. 동양에서는 중국의 문화 대혁명 시기 수많은 도서 및 문헌들이 불에 타고 사라져 버렸고 문명을 이룬 중국의 귀중한 자료들이 자취를 감추었음에 안타까운 마음만 든다. 현재 세계에서 제일 큰 도서관은 1800년에 설립된 미국 의회 도서관이며 헤아릴 수 없는 수 많은 자료와 문헌이 보관되어 있다.

<조태자 메릴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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