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주 대법원, 업체 손들어
▶‘발의안 22 위헌소송’ 기각
▶ “노조 결성 통해 대응할것”
▶타업종 상당한 영향 불가피
캘리포니아주 대법원이 우버와 리프트 등 차량공유서비스 업체 운전자를 ‘독립 계약자’로 판정하면서 타업종에도 판결 여파가 확대될 전망이다. [로이터]
캘리포니아주 대법원이 우버와 리프트 등 차량공유서비스 업체의 차량 운전자를 ‘직원’이 아닌 ‘독립 계약자’로 판정했다.
직원으로서의 더 많은 혜택을 요구하는 운전자가 아닌 업체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번 판결은 우버와 리프트는 물론 배달업과 소매업 등 다른 업종에서 일하는 소위 ‘긱 워커(Gig Worker·초단기 근로자) 들에게도 주요 선례로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우버와 리프트 차량 운전자처럼 한 직장에 매이지 않고 단기간에 여러 가지 일을 하는 독립계약자나 임시노동자를 말한다.
25일 로이터 통신 등 언론들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대법원은 우버와 리프트의 운전자를 독립 계약자로 인정하는 가주 ‘주민발의안 22’가 위헌이라고 주장하는 전미서비스노조(SEIU)와 4명의 운전자가 제기한 소송을 기각했다.
이번 판결은 수천 명의 운전자를 직원으로 취급할 경우 많은 회사가 캘리포니아주에서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들의 승리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친노조 성격이 전국에서 가장 강한 곳으로 평가받는 가주에서 법원이 기업의 손을 들어준 것은 의외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주민발의안 22는 우버와 리프트 등 공유경제 플랫폼 노동자를 정규 직원으로 전환하는 내용으로 지난 2020년 가주에서 통과된 ‘AB5’ 법안을 무력화하기 위해 상정됐었다.
우버나 리프트 등 앱 기반 서비스 업체들은 ‘주민발의안 22’ 통과를 위해 약 2억5,000만달러를 쏟아 부었다. 주민발의안 22는 지난 2020년 11월 캘리포니아 유권자의 58%가 찬성해 통과됐다.
SEIU 캘리포니아 지부의 타아 오르는 “노조는 이번 판결에 실망했지만 공유서비스업체 운전자들은 노조를 결성해 권리를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면서 “각 근로자는 긱 경제의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와 운전자들은 기업들이 운전자들을 정규노동자로 전환할 경우 정규 직원에게 제공되는 최저임금, 오버타임, 의료보험과 비용 보상 등 각종 혜택을 피하기 위해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운전자들이 근로환경과 대우 등에서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판결 내용을 비판했다.
반면 우버는 성명에서 “이번 판결은 운전자에게 기록적인 혜택과 보호를 제공하면서 동시에 독립성도 유지하도록 한 캘리포니아 주민 1,000만명의 뜻을 지지한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기업 입장에서는 독립계약자로 인정받는 경우 비용을 30%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공유경제 기업들은 주민발의안 22가 위헌판결을 받았을 경우 서비스 제공 비용을 대폭 올릴 수밖에 없다고 주장해왔다.
이번 판결은 긱 워커의 지위에 대한 논쟁이 진행중인 타주에도 파장이 미칠 것으로 전망되지만 타주가 가주의 판결을 그대로 수용할지는 미지수이다.
연방 노동부는 긱 워커를 정식 직원으로 보는 ‘근로자 분류 규정’을 2022년 발표하고 지난 3월부터 이를 시행하고 있다. 다만 우버와 리프트는 이 규정이 비즈니스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공화당 소속의 빌 캐시디 연방상원의원, 케빈 카일리 연방하원 의원은 새 근로자 분류 규정을 뒤집기 위한 법안을 지난 3월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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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