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일 ‘사상 최고’ 경신
▶금리인하 기대감에 급등
▶ 한인들도 금 매매 관심
▶타운 보석업체들 ‘활발’
국제 금 가격이 연일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로이터]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승하며 고공행진을 거듭했던 국제 금 가격이 오는 9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기준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감속에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헤지 수요와 안전자산 선호 트렌드까지 더해져 금값이 앞으로도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한동한 침체됐던 LA한인타운 귀금속 시장에도 모처럼 활기가 도는 모습이다.
17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금 선물(8월물)은 전날 대비 0.16% 하락한 온스당 2,463.80달러에 거래됐다. 장중 한때 2,480달러대까지 올랐던 금 가격은 지난 5월 20일에 기록한 역대 최고가를 뛰어넘으며 2,500달러라는 ‘빅 피겨(큰 자릿수)’를 향해 한발 다가갔다.
금 가격이 치솟은 이유는 상수로 변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에다 9월 미 연준의 기준 금리 인하라는 변수가 화학 작용을 일으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난주 발표된 6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0% 상승, 시장 전망치(3.1%)를 하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연준이 9월 기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와치툴에 따르면 연준이 9월에 금리를 내릴 확률은 100%로 집계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금 가격이 1온스당 2,500달러라는 기록적인 수치에 도달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관측하고 있다. 나타샤 카네바 JP모건 글로벌 상품전략 책임자 역시 “미국 재정적자 우려와 인플레이션 헤지, 지정학적 위기 등이 금 가격을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렸다”며 “올해 가을 미 대선 결과와 관계없이 이 같은 추세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헤지펀드의 전설’로 불리는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창업자는 “금은 효과적인 분산 투자 수단임에도 일반적으로 과소평가되고 있다”며 “전통적인 자산 조합을 고려할 때 최적의 포트폴리오에는 약 10% 이상의 금이 포함돼야 한다. 나 또한 금을 추가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금값이 연일 고점을 찍으면서 LA 한인들의 금 거래도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LA한인타운에 위치한 귀금속 매입 전문점 ‘금돼지’의 마이크 김 대표는 “물가가 너무 올라서 인플레이션을 헤지할 목적으로 금을 사려고 하시는 분들이 많다”며 “골드바 등의 거래도 활발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데이빗 허 ‘그레이트 킹스 쥬얼리’ 대표는 “1년 전과 비교해 금 가격이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에 고점에 매도하려는 사람들이 많다“며 ”매수인들의 경우 조금만 더 가격이 내려가면 사겠다는 움직임이 많지만 현재 분위기로 봤을 때 금 가격은 앞으로도 계속 올라갈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이에 앞서 지난 2000년 이후 21세기 최고의 수익률을 안겨준 재테크 수단은 바로 금이라는 분석도 나왔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금 가격은 8배 올라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값의 장기 상승이 이어지고 있는데 2000년말 이후 투자수익률은 8배를 넘는다는 것이다. 미국 주식이 6배, 세계 채권이 2배수익률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인플레이션과 재정 악화, 국제사회 분열 등을 배경으로 기축통화인 달러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고 대신 금으로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 실물 자산으로서의 가치가 높고, 정치색이 없는 ‘무국적 통화’라는 점이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
인플레가 되면 금값은 전통적으로 오르는 경향이 있다. 물가가 오르면 통화 구매력은 떨어지지만 실물 자산인 금의 가치는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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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