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선균 /사진=CJ ENM
김태곤 감독이 영화 '탈출'로 배우 故(고) 이선균과 함께한 소회를 밝혔다.
김태곤 감독은 오는 12일(한국시간) 새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이하 '탈출') 개봉을 앞두고 작품과 관련 이야기를 들려줬다.
'탈출'은 안개 속 연쇄 추돌 사고가 일어나고, 붕괴 위기의 공항대교에 풀려난 통제불능의 군사용 실험견들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극한의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재난물이다. 지난해 제76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되며 일찌감치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특히 '탈출'은 작년 12월 27일 갑작스럽게 사망한 이선균의 유작으로 주목을 얻고 있다. 고인은 극 중 청와대 국가 안보실 소속 행정관 차정원 역할을 맡아 열연했다.
김태곤 감독은 이선균 섭외에 대해 묻자 "감독과 배우로서 관계 그 이전에 잘 아는 사이였다. 제 전작인 '굿바이 싱글'을 제작한 분이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이선균 소속사) 대표님이라 알게 됐는데, (이)선균 형에겐 인간에 대한 호감도가 있었다. 못 봤던 인물이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이선균 형은 평소에도 되게 스펙트럼 넓은 배우라고 생각했었다. 홍상수 감독님 영화에도 어울리고, 장르물에도, 코미디 장르에도 다 잘 어울린다고 느꼈다. 그런데 재난 영화는 한 번도 안 하셨길래 제안을 드린 거였다. 형도 되게 놀라시더라. '내가?' 하고. 하지만 저는 충분히 하실 수 있을 거 같았다. 그리고 실제로도 현장에서 중심을 잘 잡고 가셨다. 극을 이끌어가는 게 부담됐을 텐데, 모든 면에서 구심점이 되어 너무 훌륭히 잘 해주셨다"라고 높이 샀다.
또한 김태곤 감독은 이선균과의 작업에 대해 "굉장히 까다로운 분이다. 그 얘기는 뭐냐면 하나라도 대충 넘어가는 게 없으시다. 우리 영화는 대교 위에서 벌어지는 일이 많아서, 각 구간 세팅과 동선 등이다 달라 이해도가 충분했어야 했다. 안개 끼고 이런 것들에 대해서도 하나 하나 다 논의하고 설명을 드리고 그랬다. 근데 이선균 형은 그런 설명 드린 과정에서 오히려 더 많은 아이디어를 내주시고 촬영에 들어가서도 되게 열심히 하는 분이셨다"라고 떠올렸다.
그는 "기억에 나는 건 영화 마지막에 형이 트레일러에 매달려 있는 장면은 원래는 살짝 얹어져 있는 거였다가 완전히 세워서 찍는 걸로 바뀌었다. 배우 입장에선 두려워하거나 부정적일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도 형은 너무 좋다고, 와이어 채우고 하자고 했었다. 이렇게 이선균 형은 영화를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배우들 간에 경쟁심이라든가 그런 것도 전혀 없었다"라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스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