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비드-19 팬데믹으로 재택근무가 확산된 뒤 빈 채로 남아도는 사무실건물들을 아파트나 콘도로 개조하는 개발업자들에게 특혜를 제공하는 조례안을 시애틀시의회가 검토하고 있다.
개발업자들은 시애틀에 주택, 특히 서민주택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서 사무실건물의 아파트 전환에 큰 매력을 느끼지만 공사가 어려운데다가 비용이 많이 들어 선뜻 나서지 않는다.
브루스 하렐 시장은 다운타운의 전체 사무실건물 중 절반이 비어 있는 현 상황을 조속히 타개해야 한다며 개발업자들에게 일부 건축규제를 완화해주고 재정적 혜택도 주자고 제안했다.
하렐 시장이 제시한 주요 당근정책은 시일이 오래 걸려 공사기간을 늦추기 일쑤인 건축설계도 검사절차를 생략해주고 서민주택 의무배정(MHA) 요금도 면제해주는 것이다. MHA 요금은 개발업자가 규정에 따라 신축 아파트에 서민용 유닛을 의무적으로 포함시키는 대신 일정 금액을 시정부에 납부해 관련 비영리기관들로 하여금 다른 곳에 서민아파트를 짓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시의회는 MHA 요금을 면제해주면 서민아파트 건축기금이 크게 축 난다며 이를 최소한으로 줄였다. 하지만 시정부는 시애틀 다운타운 이외의 지역에선 MHA 요금을 계속 징수하되 다운타운과 상업구역 및 사우스 레이크 유니언 등 복합용도 구역에선 이를 면제해줄 계획이다.
지난해 전문가들은 시애틀 관내의 비어 있는 사무실건물들 중 아파트나 콘도로 전환공사가 가능한 건물을 60여개로 꼽았다. 하지만 이들도 창문이 부족하거나 고착돼 있는 등 근본적으로 아파트 설계와 달라 공사가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들어 시정부의 당근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시의회가 조만간 새 조례안을 통과시켜도 고작 12개 이하의 전환공사로 1,000개 내지 2,000개 유닛의 아파트나 콘도만 조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정부는 2019년부터 2044년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서민주택 11만2,000 유닛을 신축한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