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타이틀 보험료 비싸지만 소유권 보호 위해선 가입을

2024-06-20 (목)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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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택비 급등에 보험료도 껑충” 지적

▶ 바이든 대통령도 인하 필요성 언급

타이틀 보험료 비싸지만 소유권 보호 위해선 가입을

최근 부동산 소유권 관련 사기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소유권 분쟁에 따른 재정 손실을 보상하기 위한 목적으로 타이틀 보험에 가입한다. [로이터]

타이틀 보험료 비싸지만 소유권 보호 위해선 가입을

집값이 천정부지로 오르자, 타이틀 보험료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로이터]


주택을 구매할 때 타이틀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일부 주는 셀러가, 일부 주는 바이어가 타이틀 보험료를 내고 셀러와 바이어가 보험료를 분담하는 주도 있다. 그런데 최근 주택 구입 비용이 치솟으면서 타이틀 보험료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소비자 단체와 심지어 바이든 행정부도 나서서 주택 구입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타이틀 보험료 관행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 소유권 보호 위해 필요

구매 등을 통해 주택 소유권을 넘겨받을 때 제삼자가 갑자기 나타나 청구권을 주장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타이틀 보험에 가입한다. 타이틀 보험 회사는 보험을 발급하기 전 미납 모기지 대출, 상속권 분쟁, 기타 ‘유치권’(Lien) 등 소유권에 영향을 미칠만한 사항이 없는지 철저히 조사한다.


타이틀 보험 회사는 소유권 기록을 조사할 뿐만 아니라 소유권에 영향을 미칠만한 특이 사항이 발견되면 이를 해결하는 업무도 담당한다. 타이틀 보험은 셀러가 파는 주택 소유권에 문제가 없음을 보증하는 절차로 셀러를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미국 토지 타이틀 협회’(ALTA)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셀러 사칭 또는 양도 증서 위조 등 부동산 소유권 관련 사기 행위가 우려할 정도로 늘고 있다. 타이틀 보험 청구 비용 중 약 30%가 소유권 기록 조사에서 발견할 수 없는 사기 피해에 따른 것으로 평균 보험금 지급액도 약 14만 3,000달러에 달했다. 소유권 관련 사기 피해를 당했다고 해서 집을 잃는 경우는 드물지만 타이틀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소유주는 본인 비용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 소유권 분쟁에 따른 재정 손실 보상

타이틀 보험 회사는 조사를 통해 소유권 관련 기록이 모두 담긴 ‘소유권 등기 열람 보고서’(Title Preliminary Report)를 발급한다. 보고서에는 미납된 건축업자 청구서, 미납 세금에 따른 유치 특권, 또는 상속인의 소유권 청구 기록 등의 포함된다. 이 외에도 주택 경계와 ‘지역권’(Easement) 등 소유권에 영향을 미칠만한 사항이 보고서에 기록된다.

지역권은 남의 토지를 특정 목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권리로 대개 공사나 수리 목적으로 유틸리티 업체가 설정한 지역권이 대표적이다. 소유권 조사가 끝나고 발견된 문제가 해결되면 타이틀 보험이 발급된다. 타이틀 보험을 통해 법률 비용을 포함, 조사에서 발견되지 않은 문제를 해결 비용 지급받을 수 있다.

주에 따라 타이틀 보험료를 납부 주체가 다르다. 절반에 가까운 주에서는 셀러가 보험료를 납부하고 4개 주에서는 셀러와 바이어가 나눠서 보험료는 낸다. 나머지 주에서는 바이어가 타이틀 보험료를 부담하는 관행이 이뤄지고 있다. 주택 소유주들은 만에 모를 소유권 분쟁이나 사기에 대비해 타이틀 보험 가입이 권장된다. 타이틀 보험 업계에 따르면 주택 소유주 중 약 75%가 타이틀 보험에 가입되어 있다.

모기지 대출을 받아 집을 구매하는 경우 대출 은행이 별도의 타이틀 보험 가입을 요구한다. 렌더가 요구하는 타이틀 보험료는 바이어가 납부해야 하며 소유권 문제 발생 시 대출금 전액을 보상한다.


◇ 바이든 대통령 ‘보험료 인하 필요성’ 언급

주택 구입 비용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바이어들은 비용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타이틀 보험료다. 타이틀 보험료는 크게 소유권 기록 조사 비용, 문제 해결 비용, 보상 비용 등으로 이뤄지는데 보험 회사나 관할 주정부의 보험 당국이 정한 요율에 따라 책정된다.

일반적으로 요율은 1,000달러당 일정 금액으로 정하고 주택 구매 금액을 곱해서 보험료가 계산된다. 예를 들어 요율이 1,000달러당 5달러인 경우 40만 달러짜리 주택을 구입할 때 내야 할 타이틀 보험료는 2,000달러인 셈이다. 싱크탱크 어번 인스티튜트에 따르면 40만 달러짜리 주택에 적용되는 전국 평균 타이틀 보험료는 2,000달러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월 국정 연설에서 타이틀 보험료 부담을 낮추기 위한 정책을 언급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인 언급한 정책은 일부 재융자를 실시하는 경우 타이틀 보험 부과를 없애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금융감독기관 ‘연방주택금융보호국’(FHFA)를 통해 운영될 정책을 통해 재융자를 실시하는 주택 소유주는 평균 750~1,500달러의 타이틀 보험료를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여러 회사 보험료 비교

일부 주는 타이틀 보험료를 제한하기 때문에 이들 주에서는 보험 회사 간 타이틀 보험료에 큰 차이가 없다. 그래도 여러 회사가 제시하는 보험료와 수수료, 보상 범위 등을 비교하면 보험료를 조금이라도 절약하는 데 도움이 된다. 부동산 에이전트가 소개하는 타이틀 보험 회사 외에도 여러 회사를 적극적으로 비교해야 보험료를 한 푼이라도 더 아낄 수 있다.

재융자를 하는 경우 기존 가입한 타이틀 보험 회사에 ‘재발급 요금’(Reissue Rate) 적용을 요청할 수 있다. 재발급 요금이 일반 요율에 비해 낮은데 현재 가입한 타이틀 보험이 최근에 발급됐다면 할인 폭이 커진다. 오래전에 발급된 타이틀 보험은 그사이 발생한 소유권 기록을 다시 점검해야 하기 때문에 관련 비용이 들고 이에 따라 할인 폭도 작다.

셀러가 가입한 타이틀 보험 회사에 문의하면 할인된 보험료를 적용받을 수 있다. 해당 주택의 소유권 조사가 이미 실시됐기 때문에 타이틀 보험 발급을 위해 추가로 진행해야 할 업무가 줄기 때문이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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