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남북 정권 제각각 위기 직면

2024-06-18 (화) 정기용 전 한민신보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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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동포들은 누구나 고국에 대해 ‘애증‘이라는 공통된 갈등을 지닌다. 한계 넘는 부조리 참상이 벌어질 때마다 사랑과 미움이 교차하는 애증이 저며 온다. 해외에 나와 정착하면 남북이 따로 없다. 한반도 전체가 우리의 조국이다. 그러기에 북한 김정은의 독재탄압, 특히 자신의 권력을 연명하려고 ‘분국론’, ‘영구분단론‘을 내세우고 있는 그의 정책에 따가운 질책을 가하게 되는 것 같다.

이달 말 열리는 ‘전국 인민대의원대회(국회)’에 국무위원장 김정은은 그들의 헌법 전문에서 통일, 평화 협력, 협정, 문화교류 따위의 단어를 삭제하라고 명령(제안) 해놓고 있는 상태다. 남과 북은 ‘오물쓰레기 풍선’과 ‘확성기 방송‘ 공세로 긴장 분위기가 한껏 고조되고 있다. 전 세계에 최저질 코미디를 연출하고 있으니 기가 찰 노릇이다.

김정은은 현재 김일성, 김정일의 통일노선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어 정통 주사파의 극심한 저항, 내분에 직면해있는 상태다. 윤석열 정부도 총선 패배 이후 한층 거세진 야당의 공세로 가쁜 숨을 쉬고 있다. 탄핵, 특검, 거부권 등등 극한 단어들이 전 매스컴의 주제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격렬한 의료대란까지 겹치면서 사회전체가 대혼란 분위기이다. 우리 의료인들은 이성을 잃고 집단 이기주의에 빠져있다는 것이 국민 대부분(73%) 여론이다.


이런 와중에 제 22대 국회도 열리자마자 여야 진흙탕 싸움부터 시작하고 있다. 상임위원장 배분을 놓고 여야가 파열음을 내고 있는 모습은 그야말로 맹수들이 먹잇감을 놓고 싸우는 모습을 연상케 할 지경이다.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를 정치인, 관료 공무원들에게 읽어보라고 간절히 권하고 싶다. 백성은 순박한 양이다. 살고 죽는 것이 목자의 손에 달려있다.

지도층의 타락은 국민의 탈선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해외에서 보는 한국은 사회 분열과 방탕, 탈법 무질서가 범람해있다. 국민 모두가 철학자나 도사가 돼야한다는 것은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본분의식, 기본덕목은 가지고 살아야 하는 것 아닌가.

현대문학의 선구자 춘원 이광수는 말년에 변절, 창씨개명을 하였다. 그의 ‘민족 개조론‘에 담긴 몇 구절은 여전히 뇌리에 남는다. 조선인은 “허위 되고 공상만 즐겨 나태하고, 서로 신의와 충성이 없고, 임사에 용기가 없고 이기적이어서 사회봉사심과 단결력이 없고 극히 빈궁하고…“라고 적었다. 조선의 마지막 총독 아베 노부유키도 조선을 떠나며 이광수의 민족개조론과 비슷한 언어를 남겨 분노와 함께 가슴을 찌르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이화영의 ‘대북 800만 달러 불법송금 사건’에 대한 재판이 있었다. 법원은 이화영에게 징역 9년6개월 실형을 언도했다. 벌금 2억5,000만원과 추징금 3억2,595만원도 부과했다. 당시 경기도지사 이재명은 이 사건을 보고받은 일도 없고 모르는 일이라고 딱 잡아떼고 있다. 이화영의 대북 거액 송금 사실을 도지사 이재명이 몰랐다니 누가 이 말을 믿을 수 있겠는가. 검찰은 1심 판결 이후 사건 개입 증거를 잡고 이재명 대표를 기소한다는 소식이다. 민주당은 검찰의 날조극이라며 특검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대북송금 사건이 현재 국내 정치판과 거짓말, 날조극, 분열, 사회혼란 상황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샘플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남북 전체가 굉장한 파열음을 낼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몰려오는 요즈음이다. 민주 구현과 통일을 염원하는 양심세력이 결집하는 제 3지대의 등장이 더욱 절실해진다.

<정기용 전 한민신보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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