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모 마음은…

2024-06-15 (토) 이규성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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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부터 전해오는 잠언 중에는 “부모는 자식에게 주고 남은 돈을 쓰고, 자식은 쓰고 남는 돈이 있어야 부모에게 준다”는 속담이 있다. 부모는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자식에게 아낌없이 주는 반면, 자식은 자신의 필요를 먼저 채우고 나서야 부모에게 베푼다는 뜻이다. “자식은 수염이 하얘져도 첫걸음마 떼던 어린애 같다”는 말도 있다. 자식은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부모 눈에는 언제나 어린아이로 보인다는 뜻, 자식에 대한 사랑과 걱정이 언제나 변함없음을 표현하는 말이다.

부모라면 누구나 내 아이를 남들 못지않게 잘 키워보려는 마음에 욕심이 생기기 마련이다. 학교 입학 나이가 되기도 전부터 새로운 정보를 찾기 위해 발품을 팔고 귀동냥하며 이것은 꼭 가르치고 저것도 해주고 싶은 욕심이 넘실대기 마련이다. 이 학원 저 교실을 찾아다니거나 또래 엄마들의 모임에서 정보를 공유하기도 하고 유명 학원이나 일타강사들을 찾아다니기 시작하면서부터 어린아이들은 엄마의 로드 맵에 따라 움직이기 시작한다.

부모의 이러한 욕심과 열정은 자녀의 미래를 위해 긍정적인 동기에서 비롯되지만 때로는 자녀에게 과도한 부담을 줄 수 있다. 조기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부모들은 자녀의 재능과 흥미를 고려하기보다 자신의 기대에 맞춰 교육 계획을 세우는 경향이 있다. 부모가 생각하는 최선의 길이 항상 아이에게 최선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하며, 부모의 욕심으로 만들어진 계획서는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방해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자녀가 바람직한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부모가 반드시 기억해야할 일은 자녀가 무엇을 좋아하며 어떤 꿈을 가졌는지 귀 기울여 듣고 존중해 주어야한다. 또한 자녀의 독립성과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자신의 선택과 결정에 책임을 지고 자율적으로 행동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어야하며, 학업뿐만 아니라 정서적, 사회적 발달을 위해 균형 잡힌 삶을 추구할 수 있도록 지원해줄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 부모 스스로가 긍정적인 모델이 되어야 한다. 부모가 보여주는 가치관과 행동은 자녀에게 큰 영향을 미치므로 부모는 자녀에게 모범이 되는 언행과 바람직한 삶을 살아가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규성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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