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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수수료 새 규정 빠르면 7월 시행

2024-06-0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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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어, 바이어 대리 계약서 서명
▶MLS 통한 수수료 제시 행위 금지

▶ 7월 이후 구입자 수수료 낼 수도
▶주택 가격 미칠 영향은 불투명

부동산 수수료 새 규정 빠르면 7월 시행

부동산 중개 수수료 지급과 관련된 새 규정이 빠르면 7월부터 시행될 예정으로 이후 주택 거래 방식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로이터]

‘전국부동산중개입협회’(NAR)는 지난 3월 부동산 중개 수수료가 부당하게 높게 책정됐다는 소비자 단체의 소송에서 약 4억 1,800만 달러의 합의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NAR은 이와 더불어 기존 수수료율 책정 방식을 조정하는 데도 합의했다. 지난달 연방 판사가 이번 합의에 대한 예비 승인을 내리면서 연말로 예정된 연방 법원의 최종 승인 가능성도 매우 높다. NAR은 이미 빠르면 올여름 시행을 목표로 새 수수료 관련 규정 마련을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수수료 관련 소송 합의 소식이 전해진 뒤 집을 구매하는 바이어는 물론 판매자인 셀러도 합의 결과가 향후 주택 매매에 미칠 영향에 대해 다소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새로 시행될 부동산 중개 수수료 규정과 관련, 바이어와 셀러가 궁금해하는 사항을 알아본다.

■소송 배경은?

부동산 수수료율은 정해진 것이 아니라 늘 협상에 의해 정해졌다. 셀러가 리스팅 에이전트와의 협상을 통해 수수료율을 정한 뒤 바이어측 에이전트와 나누는 방식이 지난 수십 년간 이어진 일반적인 관행이다. 부동산 수수료율은 통상적으로 부동산 매매 가격의 5~6%로 리스팅 에이전트는 셀러와의 계약을 통해 이 수수료를 바이어 측 에이전트와 50%씩 나누고 있다.


리스팅 에이전트는 바이어를 모집하기 위한 수단으로 바이어 측 에이전트에게 제공되는 수수료율을 매물 등록 서비스인 ‘MLS’(Multiple Listing Service)에 공개했으나 이번 합의로 인해 앞으로 이 같은 행위는 금지된다. 소송을 제기한 소비자 단체는 바이어 측 에이전트가 높은 수수료가 제공되는 매물을 골라 고객에게 제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셀러 측의 수수료 공개 행위로 인해 수수료가 인위적으로 부풀려지고 결국 높은 판매 비용 부담이 바이어에게 전가된다고 주장했다.

■바이어에게 미칠 영향은?

새 규정 시행과 함께 바이어는 앞으로 ‘바이어 대리 계약서’(Buyer Representation Agreement)에 합의해야 한다. 바이어 측 에이전트의 수수료 액수와 지불자를 규정하는 이 계약서는 이미 18개 주와 여러 부동산 중개업체가 사용해 왔다. 앞으로는 이 계약서 사용을 의무화하는 주가 늘고 수수료를 둘러싼 당사자 간의 협상 방식에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수수료 지불 방식과 절차가 투명하게 공개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수수료 협상 과정이 복잡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또 아예 바이어 측 에이전트 수수료를 제시하지 않는 셀러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셀러가 바이어 측 에이전트 수수료 지불을 거부할 경우 그 부담이 바이어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는데 그렇게 되면 다양한 방식의 수수료 협상이 등장할 전망이다. 예를 들어 집을 보여주는 서비스, 오퍼를 준비하고 제출하는 서비스, 또는 셀러 측과의 협상 등과 같은 특정 서비스에만 정액제 수수료를 지불하거나 또는 변호사 수수료처럼 시급제로 수수료를 지불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집 살 때 에이전트 반드시 필요한가?

수수료는 셀러가 독박 부담하는 걸로 여겨져 왔다. 표면적으로는 그렇지만 실제로 수수료를 내는 당사자는 바이어다. 바이어가 내는 주택 판매 대금을 통해 수수료가 지불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바이어가 셀러와 리스팅 에이전트간 수수료 협상 과정에 참여할 수 없었던 점도 이번 소송의 쟁점 사항 중 하나였다.

새 규정이 시행되면 바이어도 에이전트와 수수료 협상을 진행할 수 있고 아예 에이전트를 두지 않는 바이어도 나올 수 있다. NAR에 따르면 현재 90%가 넘는 바이어와 셀러가 에이전트 통해 주택 매매를 하는데 이제 이 같은 관행에 큰 변화가 생길 것이란 전망이다. 바이어에게도 수수료 지불 권한이 생기기 때문에 여러 에이전트의 서비스와 수수료를 비교하는 바이어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MLS를 통한 수수료 제시 행위가 금지되기 때문에 바이어가 오퍼를 제출하기 전까지 바이어 측 에이전트 수수료 지불 여부를 알기 힘들다. 따라서 앞으로는 바이어 측 에이전트 수수료 지불 조건이 주택 매수 오퍼의 주요 조건으로 포함될 전망이다. 셀러는 바이어가 제출한 오퍼 가격과 여러 조건을 먼저 검토한 뒤 바이어 측 에이전트 수수료 지불 여부를 결정하게 될 텐데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주택 매매 협상 과정이 앞으로 더욱 복잡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한다.

■바이어가 준비할 사항은?

새 규정이 시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7월 이전에 주택 구입을 완료한다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 만약 주택 구입 시기가 7월 이후로 예상되면 에이전트 수수료를 별도로 준비하는 것이 좋겠다. 7월 이후 주택 구입자 중 현금 사정이 녹록지 않은 생애첫주택구입자나 저소득층 바이어의 주택 구입비 부담이 높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또 부동산 중개 수수료 지불 금지 규정이 적용되는 VA융자 바이어도 매물 선택의 폭이 줄 것으로 예상된다. 참전 군인 또는 군 관계자의 주택 구입을 지원하는 VA융자 바이어는 셀러가 바이어 측 에이전트 수수료를 지불하지 않는 매물에 VA 융자 규정상 오퍼를 제출하기 어려워진다. 수수료 지불이 부담스러운 바이어는 지역 주택 시장 상황에 따라 셀러 측에 크레딧을 통한 수수료 지불을 요청할 수 있다. 바이어에게 유리한 주택 시장의 경우 셀러가 제공하는 크레딧으로 바이어 에이전트 수수료를 부담하면 된다.

■주택 거래에 미칠 영향은?

새 규정이 향후 주택 가격에 미칠 영향에 대한 논란이 많다. 현행 수수료 관행상 높은 수수료를 셀러가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이 부담이 리스팅 가격에 적용된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결국 수수료를 포함한 리스팅 가격이 높게 책정되기 때문에 새 규정 시행 뒤 수수료가 낮아지면 리스팅 가격도 떨어질 것이란 기대가 있다. 하지만 부동산 업계에서는 리스팅 가격은 수수료와의 상관관계가 적고 전적으로 시장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수수료 인하가 리스팅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적을 것으로 주장한다.

새 규정이 시행되면 바이어 측 에이전트 수수료 지불을 거부하는 셀러가 늘어날 전망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바이어 측 에이전트 수수료 지불 여부가 주택 판매를 결정하는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바이어가 수수료를 부담해야 하는 매물은 낮은 오퍼 가격이 제시되거나 다른 매물에 비해 오퍼를 덜 받을 수 있다. 셀러 독박 수수료 지불이 부담이라면 바이어와 수수료를 나눠서 지불하는 조건도 고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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