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대전 안전공업 화재 실종자 모두 숨져…사상자 74명 참사로 기록

2026-03-21 (토) 09: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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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소방동원령 발령해 총력 진화…1층서 화재 시작한 듯

▶ 절삭유·임의 복층 구조가 피해 키웠나, 경찰 등 합동감식 예정

대전 안전공업 화재 실종자 모두 숨져…사상자 74명 참사로 기록

20일(한국시간) 오후 1시 17분께 대전 대덕구 문평동 한 자동차부품 제조 공장에서 불이 났다. 소방 당국은 신고 접수 9분 만에 대응 1단계, 14분 만에 대응 2단계를 발령한 데 이어 다수의 인명피해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오후 1시 53분을 기해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했다. 오후 2시 30분 기준 약 50명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2026.3.20 [연합뉴스]

대전 대덕구 문평동 안전공업 화재 현장에서 연락 두절됐던 14명이 모두 주검으로 돌아왔다.

이번 화재는 부상자까지 포함해 총 74명이 다치거나 숨지는 대형 참사로 기록될 전망이다.

화재가 급속히 확산한 원인으로는 공장 내부 절삭유와 기름때, 임의로 마련한 '2층 복층' 구조 등 여러 원인이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됐다.


◇ 급속히 확산한 화염에 '아비규환'…국가소방동원령 발령

자동차 부품 제조 업체인 안전공업에서 불이 난 것은 지난 20일(한국시간) 오후 1시 17분께.

현재까지는 1층에서 불이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소방당국은 전했다.

까만 연기는 계단을 통해 2∼3층까지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가공 공정에 사용하는 절삭유 등이 건물 곳곳에 묻어있어 확산이 빨랐던 것으로 소방당국은 분석했다.

대부분 근로자가 한가로운 휴식을 취하고 있던 점심시간 때 갑자기 퍼진 화염에 현장은 아비규환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소방대원이 현장에 미처 도착하기 전부터 건물 밖으로 뛰어내리는 등 긴박하게 몸을 피한 이들도 있었다.


대피 과정에서 골절상을 입거나 다쳤고, 연기를 흡입하기도 했다.

가까스로 몸을 피한 한 직원은 "온통 까만 연기뿐이고 길도 못 찾아서 죽겠구나 싶었다"며 "창문 쪽으로 가서 버텼는데, 나이 드신 분들은 기절해 있기도 했고 창문 밖으로 뛰어내린 사람도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순식간에 다수의 인명 피해가 발생하자 소방당국은 신고 접수 9분 만에 대응 1단계를 발령한 데 이어 14분 만에 대응 2단계를 내렸다.

이어 오후 1시 53분을 기해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했다.

헬기까지 투입돼 공장에 물을 뿌리는 총력 대응 결과 불은 오후 11시 48분께 완전히 진압됐다. 그러나 미처 몸을 피하지 못한 14명은 연락 두절됐다.

◇ 수색 하루 만에 모두 숨진 채 발견

소방당국은 불이 대부분 꺼진 전날 오후 10시 50분께부터 건물 내부에 4인 1조로 구조대원을 투입해 본격적인 수색에 나섰다.

안전 진단 결과 진입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곳부터 실종자를 찾기 시작한 지 10여분 만인 오후 11시 3분께 2층 휴게실 입구에서 4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1시간여 뒤인 21일 0시 20분께 2층 휴게실 복층 공간에서 사망자가 9명 나왔다.

헬스장으로 알려진 곳으로, 직원들이 휴게 시간에 낮잠 등을 청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이튿날 이어진 수색은 붕괴한 지점에서 중점적으로 이뤄졌다.

탐지견의 반응이 있는 지점을 중심으로 중장비를 동원해 잔해를 치워가며 실종자를 찾기 시작했다.

인명 탐지견을 투입한 결과 낮 12시 10분부터 오후 5시까지 남은 실종자 4명을 모두 발견했다.

화재가 발생한 지 약 28시간 만에 실종자 수색이 모두 끝나면서, 사망자는 14명이 됐다.

중상 25명, 경상 35명 등 부상자는 총 60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2명은 진압 과정에서 다친 소방관이다.

◇ 피해 왜 컸나…"2층 복층은 도면에 없어"

사망자 9명이 한꺼번에 발견된 헬스장은 도면에도 없는, 임의로 마련된 복층 공간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다 보니 처음에는 '3층 헬스장'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기계를 설치해야 하다 보니 이 건물은 층고가 5.5m로 상당히 높다.

그렇다 보니 지상에서 3층 주차장으로 올라가는 경사로와 3층 사이에 상당한 층고의 자투리 공간이 발생했다.

이곳을 막아 복층처럼 임의로 공간을 조성해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대덕구의 설명이다.

박경하 대덕구 주택경관과장은 "이 공간은 도면상에 없는 부분"이라며 "창 부분에 별도로 계단을 만들어 올라가지 않았나 추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구조가 인명 피해를 키운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원래 2층인 곳의 한 층을 두 층으로 쪼개 쓰다 보니 창문도 한편에만 있었다. 정면에는 창문이 없었다.

특히 직원들이 이곳에서 낮잠을 청하는 등 휴게시간에 발생한 화재라 대피에 취약했을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손주환 안전공업 대표이사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사고로 인해 소중한 생명을 잃고 다치신 모든 분과 가족 여러분께 깊은 애도와 진심 어린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회사는 관계 기관과 실종자 수색과 부상자 치료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며 "피해를 본 분들과 유가족 여러분께 실질적인 도움이 되게끔 필요한 지원과 피해 복구에 책임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경찰과 검찰은 전담 수사팀을 꾸려 자세한 화재 원인 등을 수사하고 있다. 관계기관은 조만간 합동 감식에 나설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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