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가정교육: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2024-06-01 (토) 이규성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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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으로 문제화된 범죄사건이나 청소년들의 일탈 행위가 매스컴을 통해 보도될 때마다 전문가로 알려진 분들의 ‘한 말씀’이 뒤따라오곤 한다.

그분들 이야기의 중심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가정교육’의 중요성이다. 이분들은 가정의 교육적 기능 약화, 극심한 경쟁풍토, 그리고 급변하는 사회 환경이 문제의 원인이라고 지적하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가정교육을 강화하고 건전한 사회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가정교육은 인간이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접하게 되는 교육의 형태로 사회적, 도덕적 가치를 배우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부모와의 긍정적인 상호작용은 아이들의 정서적 안정과 자기 존중감을 높여주며, 나아가 학업 성취도와 사회적 성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예컨대, 정기적인 가족 식사시간이나 함께 하는 놀이, 일상적인 대화는 아이들이 가정에서 사랑과 지지를 느끼게 하며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부모는 자녀 교육에 있어서 아이들과 깊이 있는 교류를 통해 올바른 가치관과 사회적 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스스로 좋은 본보기가 되어야하며, 자녀와의 신뢰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들은 이런 과정을 통해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조부모가 자손들에게 일상적인 예절을 가르치면서 동시에 더 깊은 도덕적 가치와 문화적 유산을 전달하기도 했다. 예컨대, 밥상머리 교육을 통해서 예의와 타인에 대한 배려를 배울 수 있었고, 천자문 또는 고사성어까지 가르쳐 고전 문학과 철학에 대한 기초지식을 쌓도록 도와줌으로써 후손들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올바르게 행동하고 효에 대한 개념을 이해시켜 가족 안에서 상호 존중과 사랑 표현의 지표가 되게 하였다.

특히 효의 가르침은 단순한 도덕적 가치 전달을 넘어서 가족 공동체의 결속을 강화하고, 개인이 사회에서 올바르게 행동하는 데 필요한 기초를 다지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전통적인 교육 방식은 현대사회에서도 그 중요성을 잃지 않고 있으며, 시대가 바뀌었다고는 하나 오늘날에도 가정교육은 변함없이 중요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

현대사회에서 학교나 다른 교육기관 등지에서 다양한 지식을 습득하고 삶에 필요한 정보를 얻고 있기는 하지만, 가정은 여전히 기본적이고 중요한 교육의 장이다.

물론 사회가 변동함에 따라 가정교육의 형태도 변화될 수는 있다. 과거의 아날로그 방식에서 디지털 미디어를 활용한 방식으로 전환될 수도 있으며,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첨단 통신 기기의 발달로 인해 부모와 자녀 간의 소통방식도 소셜미디어와 메시징을 통해 더욱 빈번하게 이루어질 수 있고, 교육용 애플리케이션과 온라인 자원을 활용하여 아이들의 학습을 지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적 발전과 변화에도 불구하고 가정교육의 핵심 가치와 잠재적 교육과정은 변하지 않는다.

또한 자녀의 흥미와 재능을 반영한 맞춤형 학습 계획을 수립하여 자녀가 좀 더 즐겁고 효과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 역시 변함없이 중요하다.

기술이 발전하고 사회가 변한다 하더라도 가정교육의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 부모와 자녀 간의 유대와 사랑, 그리고 자녀의 전인적인 성장을 위한 노력은 언제나 가정교육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

<이규성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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