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에서 한인들이 가장 많이 몰려사는 LA에서는 2026년 북중미 월드컵과 2028년 LA올림픽이 잇따라 개최될 예정이다. 세계적인 스포츠 행사가 열리는 동안 미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수천만명의 관광객들이 LA에 모여들 것으로 예상된다.
두 스포츠 제전이 역사적으로 기억될 성공적인 행사가 될 것인지 아니면 수많은 관광객들이 실망하고 돌아가는 실패한 행사가 될 것인지도 관심거리다. ‘연습만이 완벽을 가져올 수 있다’는 말처럼 예견되는 모든 사항에 대한 계획과 사전 준비가 얼마나 철저하고 완벽하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이다.
사람들은 흔히 LA를 아름다운 ‘천사의 도시’로 묘사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LA 곳곳에 퍼져있는 홈리스 텐트, 주변에 버려진 쓰레기, 코를 찌르는 지린내에 밤이 되면 우범지대로 변해 묻지마 폭행과 강절도가 기승을 부린다. 이처럼 선수촌, 경기장, 훈련장소 못지않게 대비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다.
우리의 조국 대한민국은 아직도 세계적으로 찬사를 받는 1988년 서울 올림픽과 2002년 한일 월드컵 등 2건의 스포츠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렀다. 서울 올림픽 때는 행사지원, 통역, 치안 등 분야별로 자원봉사 팀을 모집해 철저한 교육과 훈련을 통해 완벽하게 행사를 진행했다. 월드컵 기간에는 수백만명의 인파가 거리로 쏟아져 나왔고, ‘대~한민국’이라는 함성이 온 도시에 울려 퍼졌다. 전세계 주요 언론들은 이러한 모습을 경이로움과 두려움으로 지켜봤다고 한다.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서도 10만명이 넘는 군중이 모이면 군중심리로 기물을 부수고 약탈까지도 서슴지 않는 사태로 변질되기 때문에 거대한 사람들 물결이 폭동과 난동으로 변할까 하는 두려움이었다고 한다. 놀랍게도 수백만명의 군중이 밤새 쓰레기를 수거해 비닐봉투에 넣고 귀가해 이튿날 아침이면 거리는 깨끗해졌고, 도심은 다시 평화로운 모습으로 바뀌었다. 세계 언론은 이러한 한국인들의 시민의식에 감탄과 함께 경의를 표했다.
요즘 한국의 대도시는 물론 중소도시에서는 ‘희망 근로’라는 노란 조끼를 입은 노인들이 날마다 거리 청소를 한다. 매일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3시간 동안 도로변이나 골목길 등 정해진 구역을 돌아다니며 쓰레기를 수거한다. 덕분에 대부분의 길거리와 뒷골목에선 씹다가 버린 껌이나 담배꽁초, 비닐봉투 등 쓰레기를 찾아보기 힘들다. AP통신은 아마도 지구상에서 가장 깨끗한 도시가 한국일 것이라고 보도할 정도다. 이 분들은 한 달에 200~300달러 정도를 봉사료로 받는다. 가로수 정리나 꽃가꾸기 등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의 봉사료는 조금 더 많다.
LA시는 홈리스 예산으로 매년 수억 달러를 사용한다. 이 중 일부를 깨끗한 도시와 거리 가꾸기 예산으로 사용하면 어떨까. LA 한인타운만이라도 시범적으로 한인 시니어들을 선발해 일정 구역을 정해주고 거리 청소를 하게 한 후 시 예산으로 데빗 카드에 매월 300~400달러 정도를 충전해주면 한인타운도 곧 한국의 도시 골목같이 깨끗한 거리가 될 것이다. 이러한 성공사례가 LA시 전체 커뮤니티로 확산되면 몇 년 안에 LA도 쓰레기와 냄새 없는 천사의 도시로 거듭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LA에 사는 우리 한인 시니어들이 ‘천사의 도시’ LA 만들기에 일익을 담당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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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원 한인타운 시니어센터 영어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