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소가 웃는다

2024-05-20 (월) 조만철 / 남가주 한인 정신과의사협회 회장
크게 작게
정신질환자가 경찰의 총에 사망하는 사건이 미 전국에서 점차 늘어나는 추세이다.

2022년 3월4일 고등법원 판사는 캘리포니아 H 경찰관이 샌프란시스코 교외에서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33세 흑인남성 A를 총으로 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징역 6년형을 선고했다.

환자 A는 경찰의 정지명령을 듣지 않고 천천히 운전해 가다가 H 경관이 그를 막고 총을 쏜 것이다. 판사는 “A가 경찰을 피하려고 한 것은 불법이지만 사형을 시킬만한 죄를 범한 것은 아니다”라고 판결했다. 애초 경찰관 H는 9개월 동안의 셰리프국 자체조사에서 무혐의 판정을 받았다. 이에 불복한 유가족이 연방검찰에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연방검찰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그 후 1년 7개월 지나서 또 한사람의 우울증과 편집증을 앓고 있는 흑인 노숙자를 총으로 쏴 살해하였다. 그 후 한 달 쯤 지나 조지 플로이드 살해 경찰관들에게 유죄판결이 내려지자 뒤늦게 연방검찰은 이 사건을 4월21일 2021년에 기소한 것이다.


양용씨에게 발포한 LAPD 경관 안드레스 로페즈는 2021년 정신질환 남성에게 총격을 가한 전력자이며, 경찰로서도 강등된 전력이 있다. 9명의 경찰이 칼을 든 한 청년에게 위협을 느껴서 총을 4발이나 쏘아 살해한 후 이것을 정당방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소도 웃을 일이다. 일단 경관 로페즈는 시민의 생명에 심각한 위협 가능성이 큰 만큼 즉각 경찰 임무수행 정지, 총 사용을 금지시켜야 한다. 또한 정신 감정을 받아야한다.

긴급한 대책을 마련해야하는 이유는 지금도 여러 정신병원 치료를 요하지만 거부하고 있는 환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긴급한 대책으로 LA정신건강국 응급상담 팀과 정신질환자만을 취급하는 경찰국 특수훈련 요원들의 팀워크 재정비, 환자와 같은 인종의 경찰 파견, 정신질환자 병원 후송 범죄예방을 위한 한인타운 내 민간 무장경호팀 신설을 고려할 수 있다.

사망한 양용씨는 우리 누구의 아들일 수도 있고, 형제일 수 있다. 최근 경찰 총격에 사망한 흑인 장례식에 부통령 해리스까지 참여한 보도를 보면서 더 안전한 치료를 위해 모든 정치인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양용씨의 억울한 사건은 그저 이웃에 일어난 일이 아니라 바로 내 이웃집이 불타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번 사건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LA한인회와 많은 한인 단체, 한국 영사관, 그리고 언론인들의 노력을 격려하는 바이다. 우리가 강력히 항의하지 않는다면 강력한 경찰 조직에 대응하여 철저한 진상을 밝힐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조만철 / 남가주 한인 정신과의사협회 회장>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