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시진핑 리스크’

2024-05-1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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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가 사람을 물었다. 신문 기사가 될까. 클래식한 기준에 따르면 ‘안 된다’가 답이다. 사람이 개를 물었다. 그 경우는 어떨까. 기사가 된다. 도무지 있을 것 같지 않은 일이 일어났으니까.

‘사람들이 중국이라면 진저리를 낸다.’ 이게 뉴스가 될까. 앞서의 기준을 적용하면 적어도 서방 국가들, 혹은 세계의 주요 국가들에서는 안 된다가 답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주요 여론조사들이 해마다 실시하는 여론 조사를 보면 세계의 주요 국가 국민 들 중 중국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나라가 거의 없다.


코비드 팬데믹 이후의 일반적 흐름으로 세계의 주요국가 중 어느 나라에서 중국에 대한 인식이 호전되고 있다면 그야말로 눈에 번쩍 띌 정도의 소식으로 들려와 하는 말이다.

미국인들의 중국에 대한 인식은 상당히 부정적이라는 여론조사가 또 다시 나왔다.

이는 퓨 리서치 최근 조사결과로 81%의 미국인들은 중국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보이고 있고 절반이 넘는 43%는 극히 부정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5년 째 이어지고 있는 흐름으로 중국인의 미국에 대한 감정도 유사한 것으로 이번 조사 결과 드러난 것.

이번 조사에 따르면 중국을 ‘파트너’로 인식한 응답자는 6%. 반면 응답자의 50%는 ‘경쟁자’로, 42%는 아예 ‘적’으로 간주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에 대해 특히 비판적인 미국인들은 65세 이상 연령층이고 과거와 마찬가지로 민주당 보다는 공화당 유권자들이 더 중국에 경계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이 조사는 밝혔다.

무엇을 말하고 있나. ‘미국과 중국은 냉전 중이라는 사실이다.’ 미 해외정책위원회의 마이클 소볼리크의 지적이다.


그러면 왜 이처럼 반중정서는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을까. 여러 가지가 지적된다.

홍콩사태, 신장성 위구르 자치구에서의 인종청소, 무자비한 패권추구에 따른 인접국들과의 영유권다툼, 푸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지원 등등.

그러나 그 원인은 한 단어로 요약될 수 있다는 것이 서방세계는 물론 중국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는 지적이다. ‘시진핑 리스크’다.

전 세계적으로 시진핑에 대한 평가는 영 좋지 않다. 지난 해 퓨 리서치 센터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인의 78%가 시진핑의 국제적 행보를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도 미국인 79%는 시진핑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내부적으로는 통제를 강화하면서 반인권적인 모습을 보이고, 외부적으로는 ‘대국굴기’를 모토로 삼아 본격적인 패권 야욕을 드러낸다. 집권 3기를 맞아 드러낸 시진핑 체제의 민낯이다.

이와 함께 시진핑의 국제적 신뢰도가 급락하고 있다. 반면 높아가고 있는 것은 전쟁 위험이다. 시진핑이 푸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침공을 사실상 지원하는 상황에서는 더 더욱.

이와 동시에 중국경제의 성장 동력도 꺼졌다.

‘오늘날 중국 정부가 펼치는 정책은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고 간섭만 강화됐다. 이는 중국 공산당과 시장 경제가 결합될 경우 공산당의 정당성과 통제력이 모두 약화될 위험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파이낸셜 타임스의 지적으로 중국이 맞은 경제난의 주 원인은 한마디로 ‘시진핑 리스크’라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시진핑 리스크’에 중국인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을까. ‘발로 하는 한 표 행사’, 해외탈출러시다. 시진핑 집권 이후, 외국으로 망명, 이주하는 중국인들만 60만명 이상 늘어났다고 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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