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3고(고물가·고금리·고성장) 강풍’에 엔화 158엔대까지 추락
2024-04-29 (월)
정혜진 기자
▶ 26일 엔·달러 158.33엔 마감
▶ 일각선 방어선 160엔대 해석
엔화 가치가 연일 하락세를 거듭하며 34년 만에 최저인 달러당 158엔대로 추락했다. 일본은행(BOJ)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한 가운데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도 낮아지며 양국의 금리 격차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엔화 매도를 부추기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일본 당국이 다음 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시장 개입에 나설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당국의 여력과 금리 환경을 고려하면 환율 개입이 이뤄지더라도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26일 전 거래일보다 1.72% 오른 달러당 158.33엔으로 거래를 마쳤다. 1990년 5월 4일(종가 기준 158.35엔) 이후 최고(가치 최저) 수준이다. 엔화 가치는 일본은행의 통화정책회의 전만 하더라도 155엔대 안팎에서 움직임을 보였지만 기준금리 동결 발표 이후 급격히 낙폭을 키웠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엔화 약세가 기조적인 물가 상승률에 큰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는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의 발언으로 금리 인상이 멀었다는 견해가 확산됐다”고 전했다.
미국 경제지표의 잇따른 ‘깜짝 강세’ 역시 엔화 매도세에 영향을 주고 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투기 세력의 매매 동향을 나타내는 ‘비상업 부문’의 달러 대비 엔화 순매도 규모는 최근 6주 연속 확대돼 2007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엔저 심화에 일본 당국의 환율 개입 압박이 커지고 있지만 미국의 ‘3고(고물가·고금리·고성장) 현상’이 지속되는 환경에서는 개입이 이뤄지더라도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22년 당시 당국의 환율 개입이 성공적이었던 것은 미국 금리가 정점을 찍은 뒤 실시됐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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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