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5만가구 정전·항공 취소
▶ SF 일대 최대 시속 88마일돌풍
응급구조대원들이 4일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에서 강풍으로 쓰러지는 야자수에 맞아 부상당한 주민들 이송하고 있다.<로이터>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LA)등 캘리포니아주 지역에 강한 폭풍우가 덮쳤다.
갑자기 불어난 물에 고립된 사람들이 당국에 구조되는가 하면, 캘리포니아 내 곳곳에서 대규모 정전을 겪거나 공항이 침수로 폐쇄돼 항공편이 취소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4일 샌프란시스코 지방 기상청(NWS)에 따르면 이날 오전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서는 관측 지점별로 최대 시속 61∼88마일(98∼142㎞)의 강풍이 불었다.
강풍으로 나무와 전신주들이 쓰러지면서 정전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의 정전현황 집계사이트 파워아우티지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56분 기준으로 샌프란시스코 베이 남부 지역인 산타 클라라 13만2천 가구(상업시설 포함)를 비롯해 샌리앤드로등 이스트베이 지역등 약 85만6천 가구에 전기가 끊긴 상태다.
샌타바버라 공항은 웹사이트에 게재한 공지에서 이착륙장 침수로 4일 저녁 공항을 일시적으로 닫는다고 밝혔다. 상용기 이착륙은 전면 취소됐다.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는 이날 오후 2시30분까지 출발편 155편이 지연되고 69편은 취소됐다고 AP통신이 플라이트어웨어를 인용해 전했다. 이같은 날씨로 이날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도착 예정이던 비행기들은 공항상공을 돌다 오클랜드 공항등에 착륙했으며 일부 한공편은 멀리 프레즈노까지 가는 상황이 벌어졌다.
산호세에서는 소방관들이 물살을 헤치고 고립된 사람 6명과 개 12마리를 구조했다고 CNN 방송이 전했다.
몬트레이·샌타바버라·벤투라·로스앤젤레스 카운티 산간·계곡 지대에는 대피 명령 및 경보가 내려졌다.
몬트레이의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에서 열리고 있는 AT&T 페블비치 프로암 대회는 최종 라운드가 5일로 하루 연기됐다. 페블비치에서는 이날 오전 시속 65마일(105㎞)의 강풍이 불었다.
롱비치 해안에서는 보트 돛대가 강풍에 부러져 배에 있던 11명이 현지 소방당국에, 다른 8명은 다른 배에 의해 구조됐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이날 로스앤젤레스·오렌지·리버사이드·샌디에이고·샌버나디노 카운티 등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NWS는 이날 오전 샌프란시스코 베이 남부 지역에 허리케인급의 강풍 경보를 발령한 바 있다. 또 캘리포니아 중남부 지역 곳곳에는 폭우와 홍수 경계령도 내려진 상태다.
태평양에서 형성된 강력한 폭풍 시스템과 '대기의 강'(Atmospheric river) 현상이 이 지역에 며칠간 위험한 폭우와 폭설, 강풍, 높은 파도를 일으킬 것으로 관측됐다.
'대기의 강'은 태평양에서 발원한 좁고 긴 형태의 비구름대를 일컫는 것으로, 지난해 겨울에도 10여차례나 발생해 캘리포니아에 큰 피해를 줬다.
LA 시내 분지 지역에는 3등급의 강수 위험이 예보됐다.
예상 강수량은 4등급의 고위험 산지에 6∼12인치(152∼305㎜), LA 분지에 3∼6인치(76∼152㎜)가량이다.
북부 캘리포니아와 시에라네바다 산맥의 고지대에는 강풍과 폭설이 관측돼 여행이 불가능한 조건이라고 NWS는 경고했다.
캘리포니아 중남부 해안 전역에 높은 파도가 일 것으로 예보됐다.
주내 여러 대학도 월요일인 5일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