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잘렸어요”… 해고 영상도 SNS에
2024-02-02 (금) 12:00:00
▶ ‘MZ 직장인’ 새 트렌드
▶ “남의 일 아니다” 공감
여러분은 곧 제가 잘리는 모습을 보게 될 것입니다.”
테크 기업들이 새해 들어서도 연이은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는 가운데 일자리를 잃은 몇몇 직장인들이 자신이 해고 당하는 장면을 틱톡(TikTok) 등 소셜미디어(SNS)에 올리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이들은 인사 담당자와 대화를 나누며 우는 모습이나, 곧 해고 통보를 받을 것을 아는 채로 담담히 남은 업무를 하는 모습을 가감 없이 공개하면서 아픔을 나누고 더 나아가 새로운 일자리를 얻는 기회로까지 삼고 있다.
LA의 한 빅테크 기업에서 최근 해고당한 마케팅 전문가 폴라셰이드(30)도 그중 하나다. 그가 이달 틱톡에 올린 해고 영상은 몇시간 만에 수십만 조회수를 넘기고 댓글이 수천개가 달리는 등 화제가 됐다. 폴라셰이드는 NYT에 “새해 결심 중 하나가 내 삶에서 고통스러운 일들도 더 솔직하게 공개하고 드러내는 것이었다”며 “그중에는 화려하고 멋지지 않은 것일지라도 내 인생의 일부인 것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트렌드의 중심에는 실패나 부정적인 경험도 포함해 일상의 소소한 것들까지도 SNS로 공유하는 것이 익숙한 이른바 밀레니얼 및 Z세대가 자리 잡고 있다고 NYT는 진단했다. 이들은 해고 영상뿐 아니라 링크트인, 엑스(X·옛 트위터) 등에 ‘공개 구직’ 글도 올리는 등 과거에는 사람들이 숨기고 싶어 했던 사적인 부분까지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공개한다.
해고 분야를 연구하는 하버드 경제학자 샌드라 수셰르는 “사생활과 직업적 영역 간의 경계가 무너졌다”고 말했다. 일자리를 잃은 몇몇 직장인들은 이렇게 해고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 그 과정에서 얻은 상처를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말한다.
화제가 된 몇몇 해고 영상들은 새 일자리 기회를 열어주기도 한다.
유타주의 한 회사에서 프로젝트 매니저로 일해온 시몬 밀러는 해고 통보를 받은 날 일하던 모습을 찍어 올린 뒤 약 30개의 일자리 제안을 받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기업들 역시 이제 해고 과정이 전부 공개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주의해야 한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