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발언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중동정책

2024-01-31 (수) 써니 리/한미정치발전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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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다시금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국제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더욱이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전쟁의 암운이 도는 것과 달리 중국의 대만침공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미국의 세계패권 전략지인 유럽, 중동, 아시아가 모두 전쟁의 소용돌이에 휩싸인 것이다.

미국은 홍해를 점거하고 있는 예멘의 후티 반군에 영국과 합동으로 연일 폭격을 퍼부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후방에서 지원하며 중국의 대만 침공에 경고장을 날리는 것과 달리 후티 반군에 직접적인 공격을 가하는 것은 미국의 국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하마스와 후티 반군을 지원하는 이란이 미국의 유조선을 나포하고 석유를 탈취하는 등 해적 행위가 잇따르자 세계의 가장 중요한 상업 항로인 홍해와 아덴만에서 미 상선과 해군 함정을 보호하기 위해 공격은 불가피하다고 백악관이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며 중동의 지정학적 중요성이 커지자 미국은 중동정책을 재정비하여 에너지 확보와 지역안보를 위해 군사협력을 강화하며 중국의 영향력을 축소시키고자 분투한다. 이스라엘, 인도, UAE와 I2U2 그룹을 신설하여 중국의 일대일로에 대응하고 경제협력을 모색하게 되었다.

그러나 중동 지역의 국가들은 석유자원을 통한 막대한 부를 바탕으로 경제발전과 군사력 증강에 매진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등 강대국들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길을 걷게 된 것이다.

다극화 정책을 표방하며 에너지 의존 경제의 취약성에서 벗어나 산업의 다각화에 집중하고 있다. 일례로 2010년 이래로 사우디와 UAE는 한국과 경제와 기술협력을 강화해 왔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에는 각종 군사무기를 구입하며 군사강국으로 거듭나고 있다.

중동의 건설붐을 주도해 온 한국은 석유와 가스 수출로 발생한 막대한 수익 흑자로 건설산업 전반에 투자가 가속화되 2027년까지 연평균 4.4%의 성장이 기대된다. 주요 사업으로는 사우디가 추진하는 5,000억 달러 규모의 ‘네옴 프로젝트’와 206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재생에너지 시설 건설 확대다.

UAE 역시 아부다비 국영 석유회사를 통해 2027년까지 1,500억 달러 투자 계획을 밝혔다. 주로 재생에너지와 석유, 천연가스, 부동산, 헬스케어 등으로 투자 확대가 예상되고 카타르와 이집트도 대형 사업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이 모든 사업에 한국의 기업들이 압도적인 경쟁력으로 참가하는 것이다.

한국은 일찌기 동아건설의 리비아 대수로 건설과 한화건설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로 실력과 경쟁력이 인증된 상태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종식되고 아랍과 이스라엘의 외교관계가 정상화되면 한국-아랍국가-이스라엘의 경제협력 관계에서 한국이 중심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산업과 군사에서 뿐 아니라 디지털기술 공동 개발과 스타트 업 공동 육성정책은 물론 보건, 의료, 교육, 학술, 문화, 예술 등 전 분야에 걸쳐 한국의 기술을 이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후티 반군이 수습되고 중동지역이 평화와 안정을 되찾을 때를 대비해야 한다. 이란, 사우디, UAE 등 중동의 강국들은 국가경쟁력 향상과 산업발전에 올인하며 지역안정과 안보를 절실하게 필요로 할 것이다.

비록 이란이 하마스와 후티 반군을 지원하고 사우디와 UAE가 예멘정부를 지원하며 적대적 관계를 보이지만 전쟁이 장기화되고 확전되는 것을 누구도 원치 않는다. 결국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은 교착상태에서 적절한 시기에 휴전될 것이고 예멘도 평화를 되찾을 것이다.

전쟁은 파괴와 살상만 존재할 뿐 어떠한 미래도 보장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중동지역에서 철저하게 국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대중동정책이다. 2024년 중동에서 전쟁이 종식되고 평화가 찾아오면 각종 첨단 신도시 건설의 현장에서 대한민국의 태극기가 더욱 휘날리게 될 것이다.

<써니 리/한미정치발전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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