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겨울철 조난사고 빈발 ‘안전등반’이 필수

2024-01-2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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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겨울 산행 중 조난 사고가 잇따르는 마운틴 볼디(Mt. Baldy)에서 올해도 추락과 사망 사고가 일어나고 있다.

지난 13일 75세 등산객이 마운트 볼디에서 트레일 등반에 나섰다가 가파른 절벽에서 떨어져 사망했다. 지난 7일에는 홀로 산행에 나선 여성이 운전하던 차가 절벽 아래로 추락, 나흘간 차 안에서 갇혀 있다가 등산객에 의해 발견돼 극적으로 구조됐다.

샌가브리엘 산맥의 최고봉인 마운트 볼디는 해발 1만 피트가 넘는 LA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LA 한인타운에서 1시간 거리로 가까이 위치한데다 사시사철 물 흐르는 계곡과 울창한 숲이 있어 한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산행지로 꼽힌다. 다양한 난이도의 등산로가 있어 초보자도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지만 겨울 시즌, 특히 바람이 심한 날이나 눈과 비가 내리는 날에는 전문가들도 절대 올라서는 안 되는 위험한 산이다.


작년 2월에도 겨울 산행에 나선 산악인 2명이 험난하기로 유명한 데블스 백본 트레일을 오르다 눈으로 얼어붙은 절벽에서 추락, 1명이 사망하고 나머지 한 명도 부상을 입고 조난됐다가 구조됐다. 2022년 겨울에도 이 산에서 3명이 사망했으며, 2017년에는 마운트 볼디를 800회 이상 등반한 유명 산악인 김석두씨가 산행 중 추락사해 한인들에게 경종을 울렸다.

겨울철 조난사고는 북미의 거의 모든 산에서 일어난다. 지난해 2월 워싱턴주 시애틀로 원정 등반에 나섰던 뉴욕한미산악회 소속 회원 3명이 눈사태에 휩쓸려 사망한 참변이 일어났다. 이들은 준 프로급의 전문산악인들이어서 충격과 안타까움이 컸다. 또 2021년에는 워싱턴주 밴쿠버 한인회장을 지낸 사상권씨가 산행을 하다 조난사고로 목숨을 잃었고, 2017년 4월에는 캐나다 밴쿠버 북쪽 하비산에서 한국인 등산객 5명이 추락해 숨졌다.

눈 쌓인 겨울 산은 야트막한 산이라도 위험하다. 언제 날씨가 변할지 모르기 때문에 무리한 산행은 피해야하고 하시라도 실족과 추락, 저체온증의 위험에 대비해야한다. 등산사고는 실족이 40%, 길을 잃는 조난이 25%, 심장병 등 질환 19% 순으로 보고됐다. 고혈압, 심장병 등 혈관병이 있는 사람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겨울 산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추위를 무릅쓰고 등산에 나섰다가 허망하게 쓰러지지 않도록 산 앞에서는 언제나 겸손한 마음을 되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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