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대목을 맞은 곳이 있다. 바로 동네 짐(Gym)이다. 이용객이 늘면서 인기있는 운동 기구에는 오래 앉아 있기가 눈치가 뵌다.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문구점이나 아동복 가게에 백 투 스쿨 시즌이 있듯, 짐은 지금이 블랙 프라이데이. 가입은 쉬운데 해지가 쉽지 않은 업종 중 하나인 짐은 연초에 몰리는 고객을 꼭 붙잡고 1년을 간다.
정초에 짐에 사람이 몰리는 것은, 올해는 기필코 뱃살을 빼리라, 당 수치를 낮추리라, 물살을 딴딴한 근육질로 바꾸리라는 새해 결심 때문이다. 해마다 다짐하고, 얼마 지나 흐지부지 되기 일쑤지만 새해 결심에 빠지지 않는 것이 건강 계획이다.
메디케어 보험사들이 앞다퉈 무료 짐 사용 혜택을 제공하면서 시니어 고객이 크게 늘었다. 시간대에 따라서는 몸짱이 목표인 젊은이들 못지 않게 시니어 이용자가 많아졌다. 팬데믹 전과 확실히 달라진 짐 풍경이다. 짐에 찜질방만 없을 뿐 월 30달러가 채 안 되는 회비로 건식과 습식 사우나, 자쿠지, 수영장에다 시니어를 위한 다양한 피트니스 클래스, 요가, 필라테스, 줌바, 사이클링 클래스 등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정초의 건강 열기가 지속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구체적이고 투철한 목적 의식이 없으면 얼마 안 가 시들 해진다. 힘들고 재미가 없다. 집에 있던 가공 식품을 치우고, 야채, 과일, 그릭 요거트 등으로 냉장고를 채우지만 입맛이 언제 옛날로 돌아가려 할 지 모른다.
모처럼 세운 건강 결심을 오래 지속할 수 있는 효과적인 전략 중 하나는 단기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라고 한다. 코넬 대학과 칼스테이트 샌디에고의 마케팅 교수로 구성된 한 연구팀이 여러 차례 다양한 조사를 통해 내린 결론이라고 한다.
예를 들면 에너지 드링크가 건강에 미치는 해악이 장기적으로 고혈압, 당뇨, 비만 유발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보다, 마신 지 얼마 뒤 심장 두근거림, 불안 장애 등을 경험할 수 있고, 설탕과 카페인 효능이 다했을 때 무력감과 허탈감에 빠질 수 있다는 점 등을 강조하는 게 에너지 드링크에서 멀어지게 하는 데 더 좋더라 는 것이다. 이랬을 때 에너지 드링크를 찾는 사람이 25%가량 더 적었다고 한다. 효과적으로 건강 목표를 달성하게 하는 데는 눈 앞의 이득에 급급하게 하는 게 더 좋은 전략이라는 말이다. 가공식품, 패스트푸드, 알코올, 단 음식 등을 멀리하는 데도 그렇고, 운동도 단기 목표를 세우고 이뤄 나가는 것이 오래 지속할 수 있는 방법임을 조사팀은 전한다.
짐이 아니어도 각 시의 시니어 센터나 커뮤니티 칼리지에도 좋은 프로그램들이 있다. 수중 체조 등 다른 데서는 찾기 어려운 시니어용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YMCA 도 있다. 마음만 있다면 비디오를 보며 집에서도 가능하다. 팬데믹 때인 지난 2020년에는 온 디맨드 엑서사이즈 비디오 시청이 300% 이상 늘었다. 하지만 게으름을 적게 부리려면 운동 파트너가 있는 것이 더 좋다.
한인 마라톤 클럽들은 핵 분열하듯 계속 쪼개지는 데도 일정 이상의 회원이 몰리고 있다. 들어 가면 의무감에다 은근히 경쟁심도 생겨 운동을 더 하게 된다. 마라톤 클럽 중에는 달리기뿐 아니라 걷는 그룹, 사이클링 그룹, 산행 그룹도 있고, 요가와 바른 스트레칭 법 등을 지도해 주기도 한다. 종합 스포츠 클럽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기어코 뱃살 빼리라는 새해 결심을 했다면 고려해 봄 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