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성소영 임상심리학 박사의 강철 멘탈 클래스

2024-01-16 (화) 성소영 임상심리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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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의 분자 옥시토신

최근 영화 배우 이 선균씨 의 안타까운 사건 그리고 그 뒷얘기와 소문이 정초 부터 회자되고 있습니다. 우리들의 따뜻하고 깨끗한 <아저씨> 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던 분이라 충격이 심했던 것 같습니다.

마약이 사회의 음지에 속한 무시무시한 범죄자 또는 아주 특별한 연예인 에게 나
일어나는 일이라는 생각은 이제 옛말이 된 것 같습니다.
한국이 이제는 마약 청정 국이 아니 라는 사실 또한 우리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일어나는 빈번한 마약 문제로 우리 자녀들이 관련되었을 때, 마약의 해독을 위해 자녀들을 한국으로 보낼 수 있었던 시절이 불과 몇 년 전 이었음을 기억합니다. 그런데 마약으로부터 도망 칠 수 있는 믿을 만한 장소가 이 세상에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저 절망하고 낙심 하며 우리의 자녀들에게
일어 날 지도 모를 만약의 일을 두려워하고 불안해 하며 살아가야 하는 것일까요?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뇌과학 분야에서 획기적인 연구들이 발표되고 있습니다. 이 실험들은 사람들 간의 ‘사랑’과 ‘연결’이 인간의 정신 건강은 물론이고 술이나 마약과 같은 중독을 치료하는데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밝혀내고 있는데요. 바로 옥시토신의 역할을 찾아낸 것입니다.

옥시토신은 우리 뇌에서 나오는 신경 전달 물질 중 하나 입니다. 옥시토신은 남녀가 성관계의 절정을 느낄 때 뇌에서 분비 되는 호르몬이고, 엄마가 아이를 출산하고 수유를 할 때 분비가 되는 호르몬이라 ‘사랑의 분자’ 라는 별명을 갖고 있습니다. 이 옥시토신은 ‘사랑의 분자’ 라는 별명이 무색하지 않게 많은 ‘사랑’에 관여를 합니다.

예를 들어 자녀와 부모가 애착 관계를 형성할 때 분비가 되고 사회 관계에서 사람들의 친밀감을 높이는데 영향을 줄 뿐 아니라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해소하는 작용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이 옥시토신이 우리 뇌에서 많이 분비될수록 술이나 마약과 같은 중독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질 뿐 아니라 중독이 되었다 하더라도 중독 재발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한 연구에서는 아동 시절에 이 옥시토신이 부족하게 분비된 아이들의 경우 성인이 되었을 때 술이나 마약에 중독 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밝혀내 ‘사랑’이 인간의 정신 건강에 얼마나 크고 의미 있는 역할을 하고 있는지 과학적으로 밝혀
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학계에서는 옥시토신이 중독 치료의 문제를 여는 열쇠를 가지고 있다며
그동안 해결하지 못한 중독 치료에 대한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 예로 그동안에 불가능 했던 중독 치료 중 하나가 메탐페타민의 중독이었습니다. 이 약물에 중독이 된 경우에는 마땅한 치료 약이 없었던 관계로 환우가 치료를 원해도 결국 중독 재발이 되는 경우가 잦았습니다.

그런데 메탐페타민에 중독된 실험 쥐에게 옥시토신을 투여한 결과 이 약물을
갈망하는 행동이 눈에 띄게 감소한 것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 연구로 인해 앞으로 메탐페타민 중독 뿐 아니라 다른 마약 중독에 대한 치료에 옥시토신을 사용하는 연구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교감을 통해 느끼는 정과 사랑 그리고 커넥션이 많으면 많을수록 우리의 뇌는 옥시토신을 많이 분비하고 그렇게 분비된 사랑의 분자는 우리에게 건강을 선물해 준다는 사실을 이 새해에 꼭 기억하려 합니다.

우리의 강철 맨탈은 ‘사랑’ 으로 만들어 지는 것이며 ‘사랑’ 으로
지켜지는 것임을 마음에 꼭꼭 눌러 새기려 합니다.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성소영 임상심리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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