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Z 세대 부모 세대보다 기부에 관대
▶ 평소보다 기부 늘려야 한다 생각
구세군이 자선냄비를 통한 모금에 나서고 있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기부를 늘려야 한다는 MZ 세대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로이터>
나눔의 계절인 연말이다. 해마다 이맘때면 가족과 주변인의 선물을 챙기느라 바쁜 가운데 불우한 이웃을 도우려는 손길도 항상 있다. 그런데 장기간 이어진 고물가에 남을 돕기 위해 선뜻 지갑을 열기가 쉽지 않다. 불확실한 경제 전망 속에 자녀 세대인 MZ세대는 기부와 나눔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기독교계 여론조사기관 바나그룹이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MZ 세대는 경제가 어려울수록 불우한 이웃을 더 돕고 싶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나그룹은 미국 성인 2,106명을 대상으로 기부에 대한 세대별 생각을 묻는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현 경제 상황과 자신의 재정 상태에 비춰봤을 때 ‘지금이 기부하기에 적절한 시기인가?’라는 질문에 비영리 단체 등에 대한 기부를 평소보다 늘려야 한다는 답변은 Z세대와 밀레니엄 세대가 각각 약 37%와 35%로 윗세대보다 높았다. 부모 세대인 X 세대 중 기부를 더 많이 해야 한다는 답변은 25%였고 조부모 세대인 베이비붐세대는 12%로 가장 낮았다.
이제 막 성인 나이에 접어든 Z세대와 결혼 연령대인 밀레니엄 세대는 윗세대에 비해 재정적 경험과 지식이 부족하게 여겨지지만 기부할 때만큼은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 젊은 세대 중 약 81%는 기부하기 전 기부 대상 단체에 대해 알아본 뒤 결정하는 신중한 기부 습관을 갖고 있었다. MZ 세대 중 기부 단체의 웹사이트를 통해 단체를 조사한다는 비율이 각각 39%와 42%로 가장 많았고 가족이나 친구, 목사나 교회 관계자, 소셜 미디어를 통해 기부 대상 단체를 주로 선정하는 편이었다. 또 발품을 팔아 기부 대상 단체를 직접 방문하는 적극적인 MZ 세대도 있었다.
한편 MZ 세대 대부분은 부족한 재정 지식을 가족이나 친구 또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채우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족이나 친구에게 재정과 관련된 궁금한 사항을 묻는다는 MZ 세대는 각각 49%와 58%였고 인터넷을 활용한다는 답변은 각각 49%와 48%였다.
이들 젊은 세대의 소셜미디어 사용률이 다른 세대에 비해 월등히 높지만 소셜미디어를 통해 재정을 배운다는 비율은 낮았다. 소셜미디어에서 재정 정보를 검색하는 MZ 세대는 각각 28%와 33%였고 교회 목사 또는 교회 관계자와 상의한다는 비율은 11%~12%로 조사됐다. 바나그룹 측은 “젊은 세대는 자신들이 더 많이 기부할 수 있다고 믿고 있으며 베풂을 결정할 때 교회로부터 조언 받기를 원한다”라고 설명했다.
바나그룹의 같은 조사에서 도움을 받아본 사람이 다른 사람을 돕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도 나타났다. 기부자 중 약 54%는 과거 다른 사람으로부터 기부 등의 도움을 받은 경험이 있었다. 비기부자 중 도움을 받아본 경험이 있는 경우는 36%로 낮았다. 또 기부자 중 주변에서 기부를 생활화하는 사람이 있다는 비율과 자신도 타인에게 기부자 모범이 되고 싶다는 비율이 비기부자에 비해 높았다.
기부 습관은 교육을 통해서도 이뤄질 수 있다. 기부자 중 기부에 대해 배운 경험이 있는 비율은 69%로 비기부자(56%)보다 높았다. 기부 습관은 주변 기부자를 보고 배우는 경우가 많았는데 어머니의 기부 모습 보고 기부를 배웠다는 성인이 약 49%로 가장 많았고 아버지로부터 배웠다는 비율은 35%였다.
<준 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