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양정신문화연 노영찬 교수 강연
▶ 새해부터 셋째 토요일, GMU 머튼홀로 장소 고정
지난 9일 열린 동양정신문화연구회 월례강좌에서 40여명의 회원들이 노영찬 교수의 도덕경 11장 설명에 집중하고 있다.
“가득 채우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비울 줄 알아야 한다. 불교의 공(空) 사상이나 기독교의 가르침도 ‘비움’이다. 예수는 끝까지 ‘비움’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여기에 ‘비움’의 역설이 있다. 자신을 비울 때 깊은 지혜가 찾아든다. ”
지난 9일 조지 메이슨 대학에서 열린 동양정신문화연구회(회장 김면기) 월례강좌에서 노영찬 교수는 ‘없음(無)의 쓸모(用)’ 주제의 도덕경 11장 강독을 통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나라도 더 가지려 하고, 더 채우려고 욕심을 낸다. 그러나 가득 채우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나’를 비울 때 비로소 ‘나’의 쓰임새가 나타나며, ‘비움’은 주변을 이롭게 하는 충만한 ‘쓰임’이 된다”고 말했다.
노 교수는 “상식적으로는 ‘있는 것’이 ‘없는 것’보다 더 낫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도덕경은 이러한 고정 관념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때로는 상식적이고 전통적인 가치관을 넘어서서 새로운 각도로 사물을 관찰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구문화나 사상에서는 ‘있음’ 즉 ‘존재(being)’ 에 대한 긍정적 가치관을 가지고 있으나 동양사상 특히 힌두교, 불교, 도교의 전통은 ‘없다’ 즉 무(無), 공(空), 허(虛)에 더 관심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또 독일의 철학자 폴 틸리히, 중세신학과 연결해서도 해석했다.
노 교수는 “도덕경 11장은 ‘없음’의 지혜를 보여주고 있다. 수레바퀴 30개의 살이 다 중심으로 모이지만 그 중심이 비어 있어야 수레의 기능을 할 수 있다. 그릇을 만들 때도 찰흙을 빚어 그 가운데가 비어 있도록 해야 쓸모가 있는 것처럼 ‘있음(有)’이 아니라 ‘없음(無)’이 우리에게 쓸모 있는 유익함을 준다”고 강조했다.
40여명의 회원이 참석한 이날, 강좌 시작에 앞서 김면기 박사는 “올 한 해도 매달 연구회에서의 공부를 통해 깊은 통찰로 인생과 세상을 보는 눈이 더 밝아졌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연구회 월례강좌는 내년 1월부터 1년간 매월 셋째 토요일 10시-12시 조지 메이슨대학내 머튼 홀로 장소가 고정된다”고 발표했다.
강좌 후 회원들은 캠퍼스내 카페테리아로 자리를 옮겨 송년 오찬을 나누며 저물어가는 한 해에 대한 아쉬움을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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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