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워싱턴 지역도‘반유대주의’?

2023-12-11 (월) 이창열 기자
크게 작게

▶ 몽고메리카운티 유대인 교회당 ‘메노라’ 파손돼 경찰 수사 나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인 하마스간의 전쟁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반유대계 정서가 워싱턴에서도 심상치 않다.
메릴랜드내 몽고메리카운티 유대인 교회당의 메노라가 하누카(Hanuka)의 시작일인 7일 밴덜리즘(Vandalism)에 의해 파손됐다.
메노라(Menorah)는 유대인들이 하누카 축제 때 사용한 특별한 촛대를 의미한다. 보통 9개의 촛대가 있는데, 그중 8개는 매일 새로운 양초를 켜기 위한 거고, 한 개는 다른 양초 등을 켜는데 쓰인다.

이 촛대는 옛날 유다국의 역사와 성역을 기념하는 축제인 하누카의 중요한 상징 중 하나로 빛과 기쁨을 상징하다. 유대인들은 8일 동안 맛있는 음식을 먹고 선물을 주고받으며 매일 작은 양초를 하나씩 더 켜는데 이번에 이 양초를 받치는 촛대인 메노라 파손된 것이다.

지역 라디오 방송국인 ‘WTOP’에 따르면 사건은 조지아 애비뉴 17320에 위치한 차바드 오브 올니(Chabad of Olney)에서 발생했다. 이 교회당은 10년 동안 이곳에서 운영됐다.
성직자인 베치 스톨릭 씨는 “오후에 메노라에 ‘해피 하누카’라는 사인을 걸었는데 오후 4시부터 무슨일이 터졌다는 전화가 와서 밖으로 나가보니 메노라가 파손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이곳을 지나는 한 운전자가 메노라가 파손된 것을 보고 카운티 경찰에 신고를 했다”고 말했다.


메노라는 굽어졌고 누군가에 의해 발로 차여져 넘어져 있었다. 스톨릭 씨는 첫 촛불을 켜기 위해 메노라를 다시 수리해 세웠다.
몽고메리 카운티 경찰은 현장에 출동해서 수사를 벌였다.
스톨릭 씨는 “이런 일은 처음”이라면서 “보안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내 반(反)유대주의 물결과 관련해 펜실베이니아대, 하버드대, 매사추세츠공대(MIT) 총장들은 지난 6일 연방 하원 교육인력위원회 청문회에 나란히 출석했다가 학내에 번진 반유대주의 발언 및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에 대해 학교 측이 징계여부를 밝히지 않았던 것에 대해 의원들의 집중적으로 비난을 받았고 현재 사퇴 압력까지 받고 있다.

클로딘 게이 하버드대 총장은 “하버드대는 폭넓은 표현의 자유를 인정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에 청문회 후 백악관은 “유대인에 대한 조직적인 살인을 옹호하는 모든 발언은 위험하고 혐오스럽다”면서 대학 총장들의 입장을 비난하기도 했다.

<이창열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